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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댓글알바' 키워드 검색해보니…"돈 받고 카페·블로그 활동 버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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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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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에 '댓글알바' 치면, 대행업체 수두룩

블로그·카페 '가짜 후기' 횡행…피해는 소비자 몫
네이버, 뉴스댓글 조작 의혹 경찰에 수사 의뢰
"검색어·댓글 조작...온라인 생태계 악영향"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포털사이트 상에서 댓글이나 연관검색어 등을 조작하는 개인 또는 집단의 행태가 여론을 호도하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에는 뉴스 댓글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모습까지 포착되고 있어 정치권에서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를 지목하며 사회신뢰를 붕괴시키는 악성댓글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촉구했다.

추 대표는 "네이버는 자사서비스에 이런 행위(악성댓글)가 범람 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묵인도 방조도 공범이다. 사회를 좀 먹는 악성댓글에 대한 관리 강화와 분명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특정 당을 지지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해 뉴스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댓글을 게시하거나 추천하는 행위가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일각에선 이들이 매크로를 이용해 비정상적으로 댓글을 달거나 추천하는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네이버는 지난 19일 자사 뉴스 서비스의 댓글 조작 의혹을 해소하고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실제로 23일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댓글알바'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댓글 조작을 대행해주는 업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댓글알바 대행업체들은 '파워링크' 혹은 '프리미엄링크'라는 검색어 광고 시스템의 최상단에 노출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돈만 주면 '댓글알바'라는 키워드로 검색되는 업체들이 우선적으로 노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댓글알바 대행사이트에 접속하면 "하루에 30분만 투자하면 매달 120만원을 벌 수 있다"며 댓글알바를 부추기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댓글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는 포털 사업자들이 이들 업체에 돈을 받고 '댓글알바'라는 키워드를 팔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여론 조작이 실제로 뉴스 댓글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지는 당국의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블로그, 카페 등에서 이미 댓글알바가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블로거들이 업체에 돈을 받고 광고를 후기로 둔갑해 소비자들을 호도하고 있다. 이를 모르는 소비자들은 블로그에 소개되는 음식점을 '맛집'으로 알고 찾아갔다가 허탕을 치는 일도 부지기수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특정 키워드에 연관검색어를 조작하는 대가로 비용을 받는 업체들도 있다.

한 마케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씨랭 모통검 건바이/모바일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진행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씨랭'이라는 단어는 C랭크를 의미하며,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키워드라는 뜻이다. '모통검'이라는 단어는 모바일 통합검색을 의미하며, 모바일 포털사이트에서 특정키워드로 검색했을 시 순위를 상위로 올려주는 작업을 뜻한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특정 업체들이 정말로 사람들을 고용해서 댓글이나 검색어를 조작하고 있다면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우리가 스스로 조작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댓글알바'라는 키워드를 판매하는 행위 역시 이윤배반적일 수 있다"고 자성했다.

이러한 여론 조작은 기업 자체적으로도 이뤄지고 있다.

여기어때, 야놀자 등 모바일 숙박 애플리케이션(앱) 사업자들은 나쁜 후기를 감추고 광고상품을 추천상품인 것처럼 속이다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여기어때와 야놀자는 소비자가 숙박업소(모텔)을 이용하고 난 뒤 청소상태나 친절도 등에 대한 불만족 후기를 올리면 다른 소비자가 볼 수 없도록 비공개 처리하다 적발됐다.

지난해 5월에는 국내 최대의 성형정보 앱에 가짜 성형 후기를 올려 환자를 유치한 성형외과와 광고대행업체가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홍문기 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는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빈도를 높인다거나 특정 단어가 검색되도록 하는 것들은 온라인 생태계의 정상적인 운영과 건전한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광고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과정에서 여론 조작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교수는 "네이버 등 포털사업자는 검색과정에서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며 "AI(인공지능) 등 체계화된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 체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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