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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대통령 업무보고 때 관저 들어온 최순실..."아무도 제지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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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관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66)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순간에도 최순실씨(62)가 제지 받지 않고 관저 곳곳을 드나든 정황이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과 비서관들 누구도 최씨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52)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은 내용을 증언했다. 안 전 비서관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52), 정호성 전 제1부속비서관(49)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며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된다.

안 전 비서관 증언에 따르면,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이 통상 일요일 오후 3~4시 청와대 관저 내실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담당 업무를 보고할 당시 최씨가 와있었다. 비서관들은 경호실에서 함께 대기하다가,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38)으로부터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으면 관저 내실로 향했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관저에 출입한 횟수가 조금 많았던 것 같다”면서 대통령 보고 당시 최씨가 청와대에 들어온 상황을 설명했다. 안 전 비서관은 ‘증인과 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최씨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처음부터 쭉 같이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보고드리는 공간에서 왔다갔다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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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이 보고 받으실 장소에 들어가면 최씨가 나가있고 그런 것이 딱 정해져있지는 않았다”며 “(최씨가) 수시로 자기 일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다보니 대통령과 배석을 하는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과 비서관들 누구도 최씨에게 “나가있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니 최씨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지 않았나’고 묻자 안 전 비서관은 “(비서관들이)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안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에게 “나가달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만 했다.

최씨는 한번 관저에 출입하면 비서관들보다 더 오래 머물렀다고 한다. 안 전 비서관은 ‘증인이 관저에 머문 시간보다 최씨가 관저에 머문 시간이 더 많았냐’는 질문에 “저희들보다 많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비서관들보다 관저에서 먼저 나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직접 안 전 비서관에게 “최씨가 대통령 보고 자리에 동석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안 전 비서관은 “대통령 보고에 집중하다보니 그 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의심을 하거나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 국선변호인단은 최씨가 관저에 들어와 비서관들에게 업무 내용을 정식으로 보고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맞섰다. 국선변호인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이나 증인에게 보고 내용을 물어본 적 있냐” “최씨가 함께 테이블에 앉아 있었던 적이 있냐”고 물었고, 안 전 비서관은 “그런 적은 없다”고 답했다. 안 전 비서관은 “제가 최씨한테 따로 보고드린 건 없다”면서도 “최씨가 대통령께 보고드리는 장소에 들락날락한 것은 기억한다”고 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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