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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수입산’ 판치던 설 선물, 올해는 ‘국내산’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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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개정으로 국산선물 다시 호황기

-백화점 업계, 한우 굴비 등 토종제품 선보여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찬밥’ 신세였던 국내산 설 선물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선물 상한액이 상향되면서 올해 설 선물은 수입산이 주춤하고 국내산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이 처음 적용됐던 지난해 설에는 국내산 농ㆍ축ㆍ수산물은 밀려나고 값싼 수입산이 명절 차례상을 점령했다. 당시 유통업계는 선물세트를 5만원 이하로 구성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수입품목을 대폭 보강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수입 선물세트 종류를 2016년 설 때보다 각각 57%, 40% 늘린 바 있다. 호주산 소고기가 한우나 굴비의 자리를 꿰찼고, 뉴질랜드산 순살갈치, 페루산 애플망고, 인도산 새우 세트 등도 등장했다. 민족 고유의 명절만큼은 토종 먹거리를 선물하는 게 관행이었지만,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수입산의 판매량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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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모델들이 올해 설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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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국내산 제품이 다시 호황기를 맞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농ㆍ축ㆍ수산물과 원재료 비율이 50% 이상인 농ㆍ축ㆍ수산물 가공품에 한해 청탁금지법 선물가격 상한액수를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그동안 5만원 밑으로 집중됐던 선물세트를 5만~10만원 가격대로 구성하고, 국내산 선물 품목을 대폭 늘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0만원 이하 국내산 농ㆍ축ㆍ수산물 상품 수를 지난해보다 50% 늘렸다. 10만원짜리 냉장 한우 선물세트인 ‘현대특선한우 성(誠) 세트’는 2013년 이후 5년만에 처음 선보인다. 한우 선물세트의 품목 수를 전년 대비 30% 늘리고 물량도 50% 이상 확대했다.

롯데백화점도 10만원 이하 국내산 선물세트의 품목 수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확대했다. 대표상품으로는 ‘한우 실속 혼합세트’, ‘상주곶감 프리미엄 1호’, ‘영광 법성포 굴비세트 8호’ 등이 있다. 아울러 국내산으로 구성한 ‘1+1 선물세트’를 2만5000개를 준비했다.

대형마트도 국산 선물세트를 늘리며 설 대목잡기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대표 상품으로 1등급 한우 찜갈비, 불고기, 국거리를 혼합해 구성한 ‘한우 갈비정육세트’를 판매한다. 이마트는 설 선물 매출 활성화를 위해 국내산 상품의 가격을 낮췄다. 추석 직후부터 갈비 등 사전 비축량을 대폭 늘려 9종의 한우세트 가격을 지난해 설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국내산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면서 관련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5∼9일 진행된 설 예약판매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국내산 선물은 지난해 대비 12%가량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축산(한우)이 24.0% 늘었고 수산과 농산품도 각각 5.0%, 21.7% 증가했다. 또 10만원 이하의 상품은 62%가량 매출이 증가한 반면, 지난해 추석까지 신장세를 보이던 수입 과일, 육포 등 수입상품 중심의 5만원 이하 선물은 26% 줄어들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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