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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CEO] R&D센터부터 만든 디벨로퍼…"소비자 연구해야 좋은집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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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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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이 연구개발(R&D)입니다. 과거에는 집이 부족한 탓에 공급자가 적당히 만든 집에 소비자가 알아서 맞춰 살아야 했지만 앞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주거공간을 내놓지 못하는 공급자는 살아남기 힘들 것입니다."

국내 대표 부동산개발기업(디벨로퍼) 피데스개발에는 제조업에서나 볼 수 있는 R&D센터라는 조직이 있다. 소속 직원 5명은 피데스개발에서 공급하는 주거상품 관련 기획, 시공, 분양, 고객관리 등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 김승배 대표(57)는 "R&D센터 직원들이 경험하는 시행착오와 노하우는 다음번 상품 기획에 그대로 반영된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기본인데 주택시장은 지금껏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데스개발 창립 멤버인 김건희 회장, 김승배 대표와 김희정 연구소장은 모두 대우건설 주택사업부 출신이다. 1980~1990년대 아파트를 공급하던 건설사는 대부분 사업지를 선정할 때 경영진의 직관에 의존했지만 이들은 통계청 인구주택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산, 시흥, 구미 등 30대 가구주가 많은 지역에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공급했고 결과적으로 대우건설은 큰 성공을 거뒀다. 2004년 피데스개발의 전신인 주거사랑을 설립한 후에도 가장 먼저 한 일이 R&D 조직 설립이었다. 주택 관련 R&D만 30년 이상 한 셈이다.

피데스개발 R&D센터의 첫 번째 미션은 소비자 분석이다. 일반적인 주택사업자들은 분양이 완료되면 해당 사업이 종료된 것으로 인식하지만 피데스개발은 1년가량 지난 후 사후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다. 이렇게 쌓인 고객 목소리는 피데스개발만의 독특한 상품으로 연결된다. 대표적인 것이 대전, 시흥 등지에서 선보여 큰 인기를 얻은 30평(약 99㎡)대 투룸 아파트다. 거실, 주방은 40평(약 132㎡)대처럼 넓기를 원하지만 자녀 분가로 방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실버세대를 겨냥한 틈새상품이다. 김 대표는 "평균 가구원 수가 2.5명으로 줄었는데 아직까지 공급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4인 가구 기준 설계"라며 "오랜 기간 R&D에 투자한 결과 차별된 상품 기획 능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미래 주거공간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피데스개발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과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 주거공간을 이루는 요소 기술에도 일대 변혁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기술 연구를 위해 피데스개발은 서울대학교와 협약을 맺었으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모듈러주택 사업단에도 참여 중이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수석부회장이기도 한 김 대표는 도시 재생에서도 중장기적으로 디벨로퍼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은 마을 단위 소규모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사업 주체 역시 협동조합 등 비영리단체 위주다. 그는 "도시재생의 요지는 사람이 모여들도록 하는 것인데, 민간기업이 가장 잘하는 분야"라며 "지금은 정부 주도 도시재생에 디벨로퍼의 참여는 제한되지만 언젠가 기회가 오면 잘 잡을 수 있도록 협회 회원사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민간 기업 주도로 도시재생이 이뤄지더라도 사업자는 개발이익을 독식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어떻게 공공에 기여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He is…

△1961년 경북 의성 출생 △서울대 건축공학과 졸업 △1983년 대우건설 입사 △2003년 대우건설 주택사업 담당 이사 △2005년~ 피데스개발 대표이사 △2015년~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수석부회장

[정순우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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