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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소득 불평등 양태, 근로소득보다 비근로소득 격차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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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낙성대경제연, 김낙년 교수 논문

상위1% 차지 근로소득 비율

2010년 7.44% 정점찍은 뒤 하향

이자·배당·임대료 등 합한

전체소득선 계속 상승추세

근로소득 상위 1% 19만명

평균 2억3573만원 벌어

전체소득 상위 1%는 41만명

평균 2억6106만원 소득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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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근로소득 불평등은 개선되고 있지만 사업소득과 금융소득을 포함한 전체 소득 불평등도는 더 심화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경제학)는 19일 낙성대경제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한국의 장기통계’ 발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한국의 소득집중도: 업데이트, 1933~2016’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논문을 보면, 근로소득 불평등이 계속 심화해왔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는 달리 상위 1%가 전체 근로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소득집중도)은 2010년 7.44%로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하게 하락해, 2016년 기준 7.13%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견줘 이자·배당소득과 영업 잉여·임대료 등 비근로소득을 포함한 전체소득에서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1.75%에서 2016년 12.13%로 더 커졌다.

상위 10%로 넓혀서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근로소득의 경우에는 상위 10%의 집중도가 2010년 33.88%에서 2016년 32.01%로 작아졌지만, 전체소득의 집중도는 42.35%에서 43.20%로 커졌다. 김 교수는 “근로소득 불평등이 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비근로소득에서의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의 2016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파악된 전체 근로자 1954만6천명 중 상위 1%인 19만5460명 안에 포함되는 경계소득은 1억4253만원이고, 이들의 평균소득은 2억3573만원이다. 전체 평균소득 3308만원의 7.13배다. 반면 1분위(하위 10%)와 2분위(하위 10~20%)의 평균소득은 각각 272만원과 863만원이다. 근로소득자의 20% 이상이 연 1천만원도 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근로소득과 비근로소득을 포함한 전체소득은 20살 이상 인구 4125만9천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상위 1%인 41만2587명 안에 들기 위해서는 1억2971만원 이상을 벌어야 한다. 평균소득은 2억6106만원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가 이번 연구에서 주목한 것은 소득 불평등의 양태가 2010년 이후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소득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만큼 소득 불평등이 빠르게 심화한 1990~2000년대에는 근로소득의 격차가 이런 소득 불평등을 주도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소득 불평등 심화의 원인이 근로소득보다는 금융자산에서 나오는 이자 및 배당, 부동산 임대료, 영업이익 등 비근로소득 격차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비교적 명확한 근로소득과 달리 비근로소득은 다양하게 구성되기 때문에 어떤 요인으로 비근로소득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지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의 목적은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이 무엇에 기인하는 것인지 정확한 실태를 통계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토마 피케티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교수 등 전세계 학자 100여명이 참여하는 연구 네트워크 ‘세계 부와 소득 데이터베이스’(WID.world)에 한국 데이터로 올라갈 예정이다. 이 단체는 지난달 세계적으로 소득 상위 1%가 가져가는 부의 몫이 증가하고 있다는 ‘세계의 불평등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피케티 교수 등 5명의 학자가 작성한 보고서는 소득 불평등 확대의 원인으로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폭등하고, 누진세제의 후퇴 등 부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과 제도가 변화돼온 점을 꼽았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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