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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비싼 영어학원 보내야하나" 한숨 깊어진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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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2학년 3월부터 방과 후 영어학습 금지… 사교육 '부담', 안하자니 '불안']

머니투데이

전국방과후법인연합 및 방과후 교육 관련종사자들이 지난달 1일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교육정상화법(선행학습금지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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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유지연씨(34·가명)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딸의 영어교육 때문에 생각이 많다. 올해부터는 '방과 후 영어학습'을 들을 수 없게 됐기 때문. 1학년 때는 방과 후 학습으로 한달 7만원에 영어를 배울 수 있었다. 급한대로 동네 영어학원을 알아보니 비용이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씩 했다. 유씨는 "사교육을 시키자니 비싸고 그렇다고 영어를 안 배울 수도 없고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교육부가 오는 3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 후 영어학습을 전면 금지키로 해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영어를 배우다 비싼 사교육비를 감당하려니 부담이 커졌다는 것. 그렇다고 입시·취업에 필수가 된 영어를 배우지 않고 2년을 보낼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당장 걱정에 휩싸인 것은 사교육비가 부담스런 학부모들이다. 남편이 외벌이를 하는 주부 이선민씨(38)는 올해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이씨는 재작년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해 매달 150만원씩 원리금이 나가는 터라 생활비가 빠듯하다. 이씨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인데 영어 학원비가 비싸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교육을 최소화하려던 학부모들의 고민도 크다. '직장맘' 배모씨(37)의 아들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는 당초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영어 정도만 방과 후 학습을 활용하려 했다. 하지만 이를 못하게 되면서 별도의 사교육이 뭐가 있을지 알아보고 있다. 배씨는 “맞벌이 자녀들의 ‘학원 뺑뺑이’가 싫어서 방과후 수업에 영어 학습지 정도만 시킬까 생각했는데,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며 “대안 제시 없이 무조건 안된다고 하는 기준도 원칙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이승주씨(38)는 "입시도, 취업도 영어가 필수인 시대 아니냐"며 "어릴 수록 영어를 잘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조기교육에 욕심을 더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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