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카카오톡 위챗, 인권운동가 계정 전면 차단

텐센트 회장 "당국과 협력해 사이버 범죄 단속"

위챗 로고 [텅쉰 홈페이지 캡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판 카카오톡 웨이신(微信·위챗)이 당국의 요구로 인터넷 언론을 통제하면서 인권운동가들의 계정을 전면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15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의 인권운동가인 천지엔팡(陳建芳)은 최근 사흘 새 4개의 위챗 계정이 모두 차단당해 어쩔 수 없이 왓츠앱 등 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해야 했다.

다른 인권운동가 쉬페이링(徐佩玲)은 최근 '체제전복 선동죄'로 징역 8년형의 중형을 선고받은 중국의 유명 인권운동가 우간(吳감<삼수변에 金>)의 얘기를 위챗에 올렸다가 5일 새 4개의 계정이 모두 차단당했다.

위챗 측은 이러한 차단에 대해 "악성 유언비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보는 "중국 경찰은 사이버 공간에서 '요주의 인물'을 전면적으로 감시할 수 있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위챗 등의 중국 내 소셜미디어는 정부가 가진 개인정보보다 훨씬 방대하고 심층적인 정보를 획득할 수 있어, 중국 정부는 종종 이러한 기업으로부터 정보를 취득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 그룹의 마화텅(馬化騰) 회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텐센트 2018 수호자 계획 대회'에서 "중국 본토의 하이테크 범죄조직은 세계 선두 급으로, 텐센트는 자체 기술과 능력을 전면적으로 개방해 '사이버 보안공동체'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수호자 계획'은 텐센트가 2016년 만든 사회적 책임 플랫폼으로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텐센트의 기술을 적용해 인터넷 범죄 단속과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 회장은 "인터넷 범죄가 나날이 진화하고 있으며, 점차 산업화·지능화·국제화하고 있다"면서 "텐센트는 새로운 기술로 범죄에 대응하고, 새로운 연합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생태계로 위험을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텐센트의 수호자 계획은 지난해 중국 공안당국과 협조해 사이버 범죄 153건을 적발하고, 3천600 명의 범죄자를 체포하고, 100억 건 이상의 개인정보 절도를 단속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텐센트 수호자 계획에는 중국 공안부,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감찰원, 공업정보화부, 인민은행, 유니언페이, 순펑택배, 차이나유니콤 등이 참여하고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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