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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날씨가 왜 이래] 추위 꺾이기 무섭게 미세먼지 짙어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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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강추위가 한풀 꺾이니 짙은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15일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수도권에 발령된다. 전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6시간동안 나쁨(50㎍/㎥) 이상이었던 데다가 다음날에도 ‘나쁨’으로 예측돼,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는 기준을 넘겼기 때문이다. 며칠 전만 해도 춥고 맑았던 날씨가 계속됐는데 갑자기 하늘이 뿌얘진 이유는 뭘까. 공기 흐름이 멈췄고, 습도가 높은 것이 그 이유다.

한반도의 대기는 지금 완전히 꽉 막혀 있다. 흐름이 막힌 것은 기압 간 격차 때문이다. 강추위를 몰고왔던 아주 찬 고기압은 지나갔고, 또다른 고기압이 중국 북부에서 한반도로 다가오고 있다. 새 고기압이 오기 전에 주변보다 기압이 낮은 ‘기압골’이 한반도를 통과하고 있다. 산봉우리와 산봉우리 사이에 골짜기가 있듯, 고기압이 지나가면 저기압이나 기압골이 다가온다.

문제는 산봉우리와 골짜기의 격차다. 15일 다가올 기압골을 뒤따르는 고기압은 그리 차지 않다. 기압골·저기압과 고기압 사이의 기온차가 작으면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다. 고기압은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불어나가게 만들고, 저기압은 반시계방향으로 바람을 불러들인다. 그래서 고기압이 서쪽에 있고 저기압이 동쪽에 있으면 북풍이 분다. 기상청의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고기압과 저기압의 간격이 좁고 기온차가 크면 북풍이 강해지고, 그 반대이면 북풍이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바람이 불지 않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기역전’ 현상까지 가세할 전망이다. 한반도 남동쪽 바다 위에 이동성 고기압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고기압은 한국에 수증기를 머금은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오게 만든다. 따뜻한 공기는 찬 공기보다 더 가볍다. 그래서 한반도 지표면의 찬 공기와 섞이지 않은 채, 마치 찬 공기 덩어리가 언덕길이라도 되는 듯 타고 올라가버린다. 고도가 높을수록 기온이 낮은 것이 정상인데, 오히려 상층부의 공기가 더 따뜻해지는 이런 현상을 ‘대기역전’이라 부른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역전층이 형성되면 오염물질이 지면 가까이 축적되고 미세먼지 2차 생성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2차 생성’은 온갖 입자에 휘발성유기화합물, 질소산화물, 암모니아, 황산화물이 결합돼 미세먼지가 만들어지는 것을 말한다. 특히 습도가 높으면 2차 생성이 늘어난다.

눈이 온 뒤 수도권의 습도가 높아졌다. 14일 0시부터 오후 1시 사이의 습도는 75%에 이르렀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습도가 높으면 젖은 눈덩이를 굴릴 때처럼 여러 입자들이 미세먼지로 ‘성장’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15일부터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까지 덮칠 것으로 예측됐다. 홍동곤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은 “인공위성으로 분석해 보니 중국 동부 베이징과 톈진 쪽에서 미세먼지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면서 “대기가 정체된 상태에서 미세먼지 바람까지 불어오니 15일에는 농도가 더 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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