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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제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 칭찬받던 ‘카페베네’ 법정관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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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삼겹살·감자탕 프랜차이즈 사업을 잇따라 성공시킨 김선권 전 회장은 과거 프랜차이즈 업계의 ‘마이더스의 손’이란 별명을 얻었다. /조선일보 DB


지난 12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카페베네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공신화를 쓴 기업이다.

2008년 김선권 전 회장이 창업한 카페베네는 2년(2010년 12월) 만에 스타벅스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랐다. 김 전 회장이 서울 천호동에 카페베네 1호점을 열었을 때는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 카페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 아이디어로 사업을 밀고 나갔고, 2008년 12개로 시작한 매장은 2014년 932개로 늘었다. 업계 최초로 매장에 독특한 양식의 유럽풍 빈티지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젤라또 아이스크림과 와플로 메뉴군도 다양화했다.

◆ 유명 연예인 내세운 마케팅·공격적인 점포 확장 전략 펼쳐

2013년 11월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웹사이트에 카페베네의 성공사례를 담은 논문이 게재됐을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NACRA(North America Case Research Association)에서 발간하는 기업 사례 전문 학술지 CRJ는 카페베네가 2008년 한국에서 브랜드를 출범할 때부터 2012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해외 1호점 개설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김선권 전 회장의 첫 사업은 오락실이었다. 일본 여행 중 우연히 일본의 오락실 산업을 보고 한국에서 오락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삼겹살, 감자탕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성공했다. 이후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이 관심을 모으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마이더스의 손’이란 별명을 얻었다.

카페베네는 후발주자란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연예기획사 싸이더스와 합작,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과 공격적인 점포 확장 전략을 구사했다. 카페베네는 2012년 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새 사옥 ‘베네타워’를 매입했다. 김 전 회장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다룬 ‘꿈에 진실하라 간절하라’라는 책을 출간한 것도 이 무렵이다.

하지만 성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커피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동반성장 규제법 등으로 카페베네의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김 전 회장은 새 사업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신규·해외 사업이 마음먹은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막대한 투자금은 카페베네의 발목을 잡았다. 카페베네는 2011년 시작한 외식 브랜드 ‘블랙스미스’와 2013년 출범한 제과점 ‘마인츠돔’에 대한 지분을 각각 2014년 10월에 매각하고 철수했다. 레스토랑과 제과점 프랜차이즈가 이미 과포화 상태라는 우려에도 사업에 뛰어 들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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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오픈 당시 블랙스미스 강남역점 매장 전경. 블랙스미스는 대형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카페베네’가 선보인 브랜드로 주목받았다. /블랙스미스 제공


가장 큰 이유는 외식과 베이커리 업종이 중소기업적합 업종으로 선정되면서 더 이상 매장을 늘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2012년 시작한 드러그스토어 ‘디셈버24’는 CJ, 신세계, 코오롱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1년을 버티지 못했다.

저가형 브랜드 ‘바리스텔라’는 출발도 하지 못했다. 동일 브랜드 간 거리 제한 등 신규 출점 제한을 피하려 2015년 4월 바리스텔라를 내놨지만 기존 가맹점주들의 반발로 시작도 못했다. 2012년 2108억원이던 매출은 2015년 1101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고 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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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는 2012년 서울 강남역 부근에 ‘디셈버24’ 1호점을 열고 뷰티·헬스 스토어 사업에 진출했지만 1년을 버티지 못했다. /조선일보 DB


◆ 해외·신규 사업 투자비를 회수 못해 부채 급등

중국 시장 진출도 실패했다. 카페베네는 2012년 중국 중치투자그룹(中企投資集團)과 지분 50대 50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에 진출했다. 3년 만에 600여곳의 점포를 확보했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가맹점과의 불화로 결국 중국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중국법인은 결국 중치투자그룹으로 바뀌고 카페베네는 경영에서 배제됐다. 매장들은 잇따라 문을 닫았고, 베이징 카이타이 빌딩 본사도 문을 닫았다.

해외·신규 사업에서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하면서 부채비율은 급등했다. 2014년 11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본사를 비롯해 소유 건물과 토지를 매각했지만 부채비율을 크게 낮추진 못했다. 사모펀드운용사 K3제5호가 보유한 전환상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기 전까지 카페베네의 부채비율은 865%였다. 전환 이후에야 300% 아래로 떨어졌다. 2012~2013년 600~700명이던 직원 수도 200명대로 줄었다.

이후 2016년 초 K3제5호와 싱가포르 푸드엠파이어그룹, 인도네시아 살림그룹의 합작법인 한류벤처스가 김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어 부임한 최승우 대표가 전체 금융부채의 70%에 해당하는 700억원을 상환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나섰으나 과도한 부채 상환으로 지속적인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

특히 프랜차이즈 기업활동의 핵심인 국내영업 및 가맹사업 유지에 필요한 자금이 대부분 부채 상환에 이용되면서 물류공급이나 가맹점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업계는 기업회생절차 개시신청이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질 경우 카페베네는 대부분의 영업현금 흐름을 가맹점 물류공급 개선과 지원에 사용할 수 있게 되고, 가맹점 매출 증대를 위한 해외 투자사와의 공동사업도 계속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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