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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머니+손이천의 경매이야기]세계 3점 뿐인 채색본 대동여지도...애프터세일로 국내 소장가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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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구글맵 대동여지도

22권 완질로 보존상태도 양호

추정가 25억에 나왔지만 유찰

대동여지도 탄생 초석된 동국지도

전국도 1장에 팔도분도로 구성

24일 케이옥션 정기경매 선봬

서울경제

오는 24일 열리는 케이옥션의 올해 첫 정기경매에는 대동여지도 탄생의 초석이 된 ‘동국지도’가 선보인다. 제작자 정상기(1678~1752)는 18세기 지도의 대가로 불리는데 과거를 보고 관직에 오르는 길을 택하지 않고 은거하며 실학을 추구하는 데 평생을 헌신했다. 그의 저술은 정치·경제·국방·군사전략·의학·농학·기계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지만 지도로 가장 유명하다. ‘동국지도’는 정상기의 아들인 정항령이 1757년 영조 임금에게 보이기 위해 정식으로 궁중에 반입됐다. 지도를 열람한 후 감탄한 영조가 제작을 명한 모사본이 홍문관과 비변사에 보관돼 전한다.

“나라의 지형이 손바닥을 들여보는 것처럼 분명하다. 내 칠십 평생에 백리 척 지도는 처음 보았다.” -조선왕조실록, 1757년(영조33) 8월 6일

정상기의 ‘동국지도’는 한 장의 전국도와 여덟 장의 팔도분도로 구성돼 있다. 산이 많고 길의 굴곡이 심한 우리나라 지형의 특성에 맞게 평지는 100리(약 40km)를 1척으로 굴곡이 심한 곳은 120~130리를 1척으로 차등을 두는 백리 척 작도법을 도입한 최초의 지도이다. 그 뿐 아니라 왜곡된 압록강과 두만강 유역을 자세하고 정확히 표현하며 국경을 구분해 조선 국토의 모습을 현대지도에 가깝게 담아냈다. 동해에 울릉도와 독도를 명확히 그려 우리 고유 영토임을 증명해 두었다. 또한 도로의 중요도에 따라 붉은 실선의 굵기를 달리하고 산성, 봉수, 고갯길 등 다양한 기호와 도별로 다른 색을 사용했다. 여기다 2,200여개의 지명을 알기 쉽게 표기함으로써 행정·군사적 활용도를 높인 지도이다. 정상기는 ‘동국지도’ 서문에 “지금껏 나온 지도는 산천 거리가 모둔 실제와 맞지 않다. 마치 어둠 속을 여행하는 것과 다름없기에 이를 매우 유감스럽게 여겨 이 지도를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정밀한 측량 결과를 바탕으로 축적의 개념을 명확히 지도에 표시하고 사용하여 위치를 정확히 표현한 정상기식 ‘동국지도’는 18~19세기 크게 유행했으며 아들인 정항령과 그 후손들에 의해 수정·보완되어 조선시대 대표적인 지도로 자리잡았다. 또 약 100년 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탄생을 이끈 최초의 근대지도로 조선 후기 지도제작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온 원동력이 됐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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