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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이별, ‘국민의당’ 간판은 누가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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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묻지마 영남 보수행이 아니냐.”

1월 9일,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연기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홍보단장의 말이다. “안 대표의 바른정당 통합행보는 국민의당을 영남 보수에 팔아먹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운동본부에 참여하는 의원은 18명 내외다. 이들 중 이상돈·장정숙·박주현 의원 세 명은 비례대표다. 이들을 제외하면 15명이다. ‘독자행동’, 다시 말해 밖으로 나가 창당하더라도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기에는 부족한 숫자다.

안 대표는 경향신문 인터뷰 등에서 “비례대표는 국민의당이라는 당을 보고 찍었기 때문에 출당 등의 조치는 있을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운동본부 측은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이며, 당대표가 국민의 뜻에 반하는 선택을 하려는 만큼 개개인의 정당 당적 선택권을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편다.

분열은 깊다.

“통합은 더 큰 통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지 분열을 야기하는 통합이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당 보좌진협의회장을 역임한 박도은 보좌관이 지난 1월 2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그는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또 지방선거를 이기기 위한 공학적 접근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보좌진협의회장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안철수 측에 서 있는 김관영 의원 보좌관이다. 그는 보좌관직도 사임했다. 10여년 넘게 ‘정치적 동지’였던 의원과 보좌관이 갈라서는 것이다. 그는 갈등의 근거로 5·18 광주 정신을 대하는 태도, 햇볕정책과 남북통일을 지향하는 방식, 검찰개혁과 재벌개혁에 대한 인식, 개헌과 선거제도 시각 차이를 주장했다.

“폐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북이 이미 당의 노선이나 규약에 핵 보유를 명시한 마당에 10년, 15년 전의 이야기를 그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

당내 노선논쟁에서 안 대표 쪽에 서 있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의 말이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안 대표는 햇볕정책의 진화가 필요한데, 그 기초는 튼튼한 안보와 굳건한 한·미동맹에 바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전히 DJ-노무현 정부 때의 관점을 고집하는 현 정부에서는 비핵화 견인에 대한 답이 없다.”

“호남의 시각은 이미 분열되기 시작했고,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안 대표에 대한 비판적 지지 입장에 서 있는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의 말이다. 그는 바른정당과 통합을 반대하는 시각이 ‘친노 좌파적’ 스탠스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도 호남 인사를 적극 기용하는 등 배려하는 것은 사실이다. 친노와 호남이 결합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도 잘 안다. 그런데 정권이 실패하게 되면 그 책임은 호남이 다 뒤집어쓰게 되어 있다. 그것을 막기 위해 과거가 아닌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 그는 안 대표도 다르지 않았지만 통합을 계기로 보다 중도적인 길을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의 이연기 단장의 진단은 정반대다. 지방선거를 넘어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살아남으려면 남북문제나 사회개혁 문제보다 지금의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 입장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영남에서조차 이명박-박근혜 유산의 청산이 언급되고 있는데, 그 흐름 속에서 연명해보겠자는 그룹과 손 잡을 때인가”라고 덧붙였다. 신철우 정치컨설턴트는 “정국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노선의 차이까지 내재되어 있던 차이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결국은 갈라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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