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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리뷰] ‘1급기밀’ 故홍기선 감독의 고발 3부작..내부자들의 ‘군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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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기밀’은 결국 인간 본연이 갖춰야 할 ‘정의’에 대해 말하는 영화다.

서울경제


영화는 감히 쉽게 해결할 수도, 누설할 수도 없는 국방부 비리 문제를 철저하게 고발한다. 항공부품구매과 중령 박대익의 올곧은 시선이 국방부 입장에서는 ‘불편한 사건’의 도화선이 된다. 아무리 언론이 함께한다 해도 한낱 개인으로써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싸움이다. 국방부 조직도 안에는 이미 철저한 모종의 관계가 형성돼 있는 상태.

권력의 핵심인 군수본부 외자부장, 충성과 복종을 행하는 군수본부 대령, 아첨꾼 항공부품구매과 주임 등이 유기적이고 탄탄하게 거미줄을 짜놓았다. 무고한 희생양은 박대익 중령과 파일럿들이다. 적폐의 그늘에서 박대익과 파일럿들은 ‘인간’이라기보다 ‘항공기의 부품’과 같았다. ‘군피아’에게 그들은 얼마든지 쉽게 갈아 끼울 수 있는 존재였다.

영화는 박 중령의 행동을 중심으로 따라간다. 의문의 쾌속 승진, 문제 제기, 회유, 억압, 언론 고발, 목숨을 잃을 위기의 과정을 겪는 그는 오로지 ‘정의’를 향해 질주한다. 우직하고 끈질기게 달려가는 모습이 이상적인 군인 그 자체다. 이는 곧 홍기선 감독의 신념과도 일맥상통해 눈길을 끈다. 홍기선 감독은, 이명박이 방산비리의 몸통으로 의혹 받은 MB정부 시절 ‘1급기밀’을 준비하는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

곧고 곧은 직진 형태의 전개가 다소 평면적이기는 하다. 그 틈은 배우들의 열연이 메운다. 김상경, 김옥빈은 군인과 기자의 소임을 다하는 정의로운 모습,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은 관행과 병폐에 찌든 악한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 가운데 최귀화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역 연기는 흡입력이 가장 뛰어나다.

‘1급기밀’은 가슴 뜨겁게 ‘옳음’을 추구하면서 시원하게 비리를 폭로한다. 마땅히 해야 할 이야기의 영화가 나온 정신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24일 개봉.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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