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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망 경고 약물’ 의혹까지 불거진 목동 신생아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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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공분했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집단 사망 사고의 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찰은 어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토대로 사인을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라고 밝혔다. 아기들이 주사를 통해 지질 영양제를 투여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영양제 자체나 용기를 개봉·연결할 때 균에 오염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병원 내 감염이 확인된 것이다. 장내 세균의 일종인 시트로박터 프룬디는 면역력이 취약한 신생아에겐 치명적이다.

하지만 신생아에게 투여한 지질 영양제 ‘스모프리피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조숙아에게 투여할 경우 사망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약물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FDA 사용설명서 ‘경고’ 문구에는 “미숙아 사망 사례가 보고됐고 부검 결과 폐혈관에 지방이 축적돼 있었다”고 돼 있다고 한다. 논란이 일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과수 부검 결과 신생아들의 폐에 지방이 축적되지 않았다”며 “이 영양제가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보건 당국 설명대로 균 감염으로 아기들이 사망한 건 이례적이고, 영양제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정밀한 감염 경로와 약물 안전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그럼에도 병원 측의 부실한 위생관리로 감염이 발생했고, 보건 당국은 경고 약물인 것조차 몰랐다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경찰과 보건 당국은 철저한 후속 조사를 통해 엄중히 책임을 묻고 전국 임산부들의 불안감을 털어내야 한다.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문제의 영양제를 수거하는 것도 검토해 봄직하다. 전국 병원의 감염 예방·관리 실태를 총점검해 방역망을 정비해야 한다. 30조원을 투자해 의료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문재인 케어’보다도 당장 환자의 목숨을 좌우하는 병원 내 환자 안전대책이 더 시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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