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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4기 향한 최대고비 넘긴 메르켈, 리더십 약화 불가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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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정 본협상 타결돼도 사민당 전대·전당원 투표 넘어야

후계구도 가동될듯…정치적 극단주의 효과적 제어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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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료회의 주재 중인 메르켈 독일 총리 [AP=연합뉴스]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대연정 예비협상의 타결로 집권 4기를 향한 최대 고비를 넘겼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이 28개 조항에 합의하며 세부 내용 협의 및 정부 구성을 위한 본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메르켈 총리는 본협상만 순조롭게 진행되면 16년 장기집권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지난해 9월 24일 총선 전만 해도 메르켈 총리의 4기 집권은 장밋빛이었다. 지지율이 탄탄해 총선 승리가 유력했다.

그러나 33%의 저조한 득표율로 '빛바랜 승리'를 거둔 데다,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제3당으로 부상하면서 정치적 환경이 악화됐다.

지난해 11월 기민·기사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 간의 연정 협상이 결렬된 점도 AfD의 부상과 관련해 정치적 지형이 달라진 탓이 컸다.

자민당이 AfD를 견제하기 위해 보수 선명성 경쟁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텃밭'인 바이에른주에서 보수 유권자의 이탈을 막으려는 기사당의 '우클릭'도 메르켈 총리에게 부담을 줬다.

연정 협상 결렬은 메르켈 총리에게 집권 12년 만에 최대의 시련을 안겼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연립정부 전통을 이어오며 안정적인 정치체제를 구축해온 독일은 처음 맞는 위기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메르켈 1기 3기 내각에서 대연정 파트너로 참여한 사민당은 총선 참패 이후 진보 선명성을 내세우며 제1야당을 선언한 상황이었다.

메르켈 총리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함께 사민당을 압박해 대연정 예비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성공하는 정치력을 발휘했다.

"재선거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압박한 것이다.

사민당 의원들이 재선거를 달가워하지 않는데다, 재선거 시 최대 수혜자가 AfD가 될 것이라는 여론의 우려를 이용한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사민당이 갑론을박 끝에 예비협상으로 기울자 재선거에 대해 발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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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정 예비협상장에 도착한 메르켈 독일 총리 [EPA=연합뉴스]



대연정 예비협상에 들어가기 앞서 사민당이 난민 문제와 건강보험 정책 등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난관이 예상됐지만, 절묘한 타협이 이뤄졌다.

메르켈 총리의 조율 능력이 작용한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최대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본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사민당의 특별 전당대회와 전당원 투표에서 추인을 받아야 집권 4기 내각을 출범시킬 수 있다.

'지각 내각'이 출범하더라도 난제가 산적하다.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은 이미 상당히 약화됐다.

메르켈 총리는 철저하게 후계자를 키우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제 후계구도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여 리더십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

당내에서 메르켈 총리의 방침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드는 경우가 빈번해질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4년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고개를 든다.

사민당이 이전보다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여, 집권세력 내 파열음이 커질 수 있다.

정치적 극단주의와 어떻게 효과적으로 맞설 지도 무거운 숙제다. 메르켈 총리는 AfD가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 속에서 부상한 만큼,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몇 년간 구축해 온 유럽의 지도자로서의 위상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넘어간 모양새다.

메르켈 총리의 새로운 위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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