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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안산시, 민간 아파트 사업에 학교용지 사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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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구 사동90블록 학교부지

“허술한 행정탓 수백억 혈세 낭비”

시민단체, 검찰에 고발 검토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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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가 수백억 원의 혈세를 들여 민간 아파트 개발에 필요한 학교용지를 매입,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시민단체 일각에선 시가 이 터를 팔면서 교육당국 등과의 협의를 허술히 해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다며 책임자들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다.

10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안산시는 271억원을 투입, 상록구 사동 90블록(36만여㎡) 내 안산1초등학교(48학급) 부지 1만6,000여㎡를 매입해 도교육청에 공짜로 제공하기로 했다. 사동 90블록은 애초 시유지였으나 GS컨소시엄이 8,012억 원에 사들여 공동주택 6,600세대 등을 짓고 있는 민간 개발지다.

하지만 교육부는 지난 8월 안산1초 설립계획에 대해 ‘(안산시의) 학교용지 무상공급 협의 이행’을 조건으로 승인했다. 사동90블록의 시행자가 GS가 아닌 안산시로 본 것이다. ‘시가 밑그림을 그린 시유지를 민간에 매각, 사업을 허가한 것이어서 시를 사업주체 또는 공동사업주체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었다.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은 시행자가 지방자치단체인 경우는 학교용지를 시ㆍ도에 무상으로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첫 입주 시기(2020년 2월)가 2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교육대란 위기에 몰린 안산시는 최근 교육부 해석을 수용, 한번 팔았던 초교 부지를 혈세로 다시 매입하기로 했다. 다만 건축비(286억원)는 교육당국이 부담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민간 개발에 시비를 쏟아 부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산시가 GS에 땅을 매각할 당시 ‘학교용지(안산 1초 포함 4만여㎡ㆍ680억원)를 파는 과정에서 밑지면 손해를 메워주겠다’는 약속을 했는가 하면, 교육당국과 학교 설립비용을 면밀히 협의하지 않는 등 행정절차가 허술했다는 주장에서다. 사동 90블록의 중고교 신설이 추진되면, 이런 사태가 되풀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산시 관계자는 “안산1초 재정부담 계획에 대해 의회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며 “사동 90블록 매각 과정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하자 있는 행위는 아닌 것으로 증명됐다”고 해명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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