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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경제신문은 내 친구] CES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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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

매일경제

9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국제가전박람회)'는 지상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로 불립니다. 전 세계에서 '전자제품을 잘 만든다'는 기업들이 모두 몰려오지요. 축구장 30개 규모에 해당하는 22만㎡(약 6만6000평) 전시장에 새로운 제품을 잔뜩 진열합니다. 소비자와 기업에는 한 해의 전자제품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Mobile World Congress)'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CES는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가 1967년 뉴욕에서 처음 개최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TV·오디오·비디오 등 가전제품 위주 전시회로 진행됐습니다. CES는 2000년대 초반까지 PC 전문 전시회인 컴덱스 등 다른 전시회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PC 산업이 위축되면서 CES가 '첨단 제품 등용문'으로 떠올랐고, 지금은 세계 가전업계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 권위의 행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1월에 열려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한 해 구상과 글로벌 IT 기업들이 그해에 선보일 간판 상품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은 CES만의 매력입니다. 1월에 열리는 대형 전자제품 전시회는 CES가 유일합니다. 스페인 MWC는 2월, 독일 IFA는 9월에 열립니다. 기업들로서는 연초 CES에 참가해 간판 상품을 전시하고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동시에 경쟁사 기술을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그것도 매력적인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는 점은 CES의 성공 요인 중 하나입니다. 짧은 전시회 기간에 성사되는 제조사·바이어 간 판매 계약 규모만 5억~10억달러(약 6000억~1조2000억원)로 추산됩니다. 미국·유럽은 물론 아시아, 남미 등 전 세계 바이어들이 몰려들기 때문입니다.

행사 기간에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관람객들은 고급 호텔, 카지노, 음악 공연, 서커스 등 도시의 화려한 매력을 즐기고 갑니다. CES는 뉴욕에서 시작했지만 1995년 라스베이거스로 옮겨온 이후 관람객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20만명 이상이 몰려도 수용할 수 있는 엄청난 호텔 수도 이를 가능하게 했지요.

CES로 인한 경제 효과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관광청 등에 따르면 CES 전시회 동안 관람객 입장료 수입, 호텔 숙박과 엔터테인먼트 관광 등 라스베이거스시가 얻는 경제적 효과는 2억1000만달러(약 223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실제 기업들이 전시회 공간을 꾸미는 비용을 더하면 전시회 경제 파급 효과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이 CES에 한 번 참여할 때마다 들이는 비용은 300억~400억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광객 한 명이 쏘나타 한 대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입니다.

올해 '스마트 시티의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기업 3900개, 관람객 17만명이 참가해 첨단 기술의 향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구글·아마존·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IT·자동차 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들이 만들어갈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들을 현실에 구현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CES 행사를 주최하는 CEA는 △5세대(G)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사이버 보안 △로봇과 AI 대두로 인한 미래 일자리 △밀레니얼 세대의 주요 소비자층 부상을 이번 박람회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 선정했습니다. 올해 CES를 잘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IT의 현재와 미래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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