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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성낙인 서울대 총장 "대통령은 나라 어른, 자잘한 정치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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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성낙인 서울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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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인 서울대 총장( 사진)은 10일 개헌 방향과 관련, "대통령은 나라의 어른인데, 자잘한 정치를 하면 어른 노릇을 못한다"며 분권형 대통령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성 총장은 "권력도 나눠가져야 하는데 대통령 임기 3년간은 너무 용비어천가로 가지만, 4년이 되면 대통령 죽이기로 간다"며 대통령 단임제 폐단을 꼬집었다.

국내 대표적인 헌법학자인 성 총장은 향후 권력구조 개편을 담은 개헌 방향은 헌법자문위에서 제시한 미국식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이원집정부제에서 타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 총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래 한국의 헌정 개혁(개헌)과 생활 법치'를 주제로 한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조찬모임 덕형포럼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성 총장은 "어느 쪽이든 정·부통령제는 아니다"며 "우린 이미 대통령·총리제로 익숙해져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원내각제 방향에 대해서도 성 총장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사람에게 (권력을) 너무 맡길게 아니고 제도에 맡길 방법 없냐 봐야 한다"며 "국회는 더 저질이다. 방법을 찾는데 헌법을 나눠갖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평소 분권형 대통령제를 담은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한 성 총장은 이날 강연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펼쳤다.

성 총장은 "대통령은 큰 정치를 해야지, 대통령이 '전봇대나 뽑으라'고 하고 이럴 일은 없어야 한다"며 "대통령은 그야말로 단순히 집행부의 장이 아니라 국가의 원수다. 나라 어른인데 자잘한 정치를 하면 어른 노릇을 못한다"고 강조했다.

헌법학자로서 성 총장은 헌법의 방향성에 대해 "헌법은 권력 문제와 자유 문제를 잘 조화된 것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에서 헌법 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민주사회 실현'으로 대체하는 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 성 총장은 "우리 헌법에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가 혼용돼있다"고 말해, 개의치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경우에도 정당의 목적활동에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라고 돼있다"며 "(자문위 안이) 인민 민주주의 수용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성 총장은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공산당을 허용하게 될 것이란 기존의 주장을 유지했다.

성 총장은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얘기하는 나라 중에서 공산당을 허용 않는 나라 대한민국 밖에 없다"며 지금은 남북분단 때문에 그렇지 통일이 되면 공산당 허용해봐야 (지지율이) 몇 퍼센트 밖에 안되니까 허용되는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과거 자신의 통일헌법 논문을 언급, "통일이 되면 공산당을 우리도 허용할 수 밖에 없다. 어떻게 제한하겠냐"며 "공산당이 100년 후에 부활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냉전 이후 공산당이 패배하지 않았나. 러시아도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찰공무원에게 단결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민주주의 차원에서 해석한 성 총장은 "공무원들이 노조를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경찰과 군대"라며 "자유민주주의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양심적 병역거부' 등도 자문위에서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는 일반적으로 법률이나 국가정책 사안이지 헌법에 규정될 것은 아니다"라며 "기본권 백화점인 유럽인권 헌장에도 그런 것까지 규정은 안됐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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