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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박종철 열사 혜광고 선후배들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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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열사 다닌 부산 혜광고 28기 등 선·후배 앞장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 부산지사 곧 구성해

대공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바꾸려는 청원운동

박종철 장학사업 확대 등 기념사업도 모색키로

중앙일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는 청원 글.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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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이 지난 7일 기준 관객 수 40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을 이어가자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는 청원운동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경찰청 산하의 대공 수사 기관으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사회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영화 1987에서도 고문의 장소로 수차례 등장한다. 2005년 경찰이 과거사 청산 사업의 목적으로 인권센터로 바꿔 운영 중이지만 영화 1987 흥행을 계기로 시민사회가 운영하는 인권기념관으로 바꿔 달라는 국민청원 운동이 지난 2일 시작됐다. 8일 기준 3300명이 청원운동에 참여했다.

국민청원운동 추진위원장을 맡은 김승주 혜광고 37기 동기회장은 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종철 선배 동기인 혜광고 28기 동기회에서 비극의 장소를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하는 청원을 청와대에 넣자고 제안했다”며 “28기 동기회를 주축으로 선·후배 10여명이 뭉쳐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 부산지사를 조만간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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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혜광고 28기 동기회장이 박종철 사진을 들여다보며 당시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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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사가 꾸려지면 서울에 있는 기념사업회와 함께 남영동 대공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바꾸고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국가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의 치유를 담당하는 고문치유센터를 세우는 작업도 병행한다. 김 회장은 “20만명 청원 동참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홍보가 부족해 8일 기준 3300여명 동의한 상태”라며 “미국의 ‘아이스버킷챌린지’처럼 릴레이 참여운동을 기획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오는 14일 박종철 열사 31주기 추모제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박종철 장학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박종철의 희생정신을 기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모색할 방침이다. 혜광고 28기 동기회는 2010년부터 혜광고 동창들의 성금을 모아 매해 6명의 혜광고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김상준 혜광고 28기 동기회장은 “영화 흥행을 계기로 박종철 장학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종철이의 희생정신을 더 많은 사람이 기억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기념사업을 새롭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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