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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검은색 물결이 넘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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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현장이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할리우드 배우들과 감독, 작가, 제작자들이 약속한 듯 일제히 검은색 옷을 입고 나타났다. 남자 배우들도 검은 턱시도를 입었고, 일부 여성들은 가슴에 ‘타임즈 업(TIME’S UP)‘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배지를 달았다. 할리우드 연예 매체들은 “블랙 가운과 드레스, 턱시도가 물결을 이뤘다. 순간적인 블랙아웃과도 같았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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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상식의 검은색 의상은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으로 시작돼 미국 연예계, 방송가, 정계를 휩쓴 ‘미투 캠페인’의 약속에서 시작됐다. 미투 캠페인을 주도한 여배우들이 미국 전역의 직장 내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해소하고자 ‘타임즈 업’이란 단체를 결성했고, 이 단체를 중심으로 검은 의상 입기가 번져나갔다. 검은 의상은 수십년 동안 침묵 속에 고통받아온 성폭력, 성희롱 피해자 여성들의 항의와 연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타임즈 업’은 트위터에 “일요일 저녁 우리 남성과 여성 모두는 검은 옷을 입음으로써 차별과 괴롭힘에 침묵해야 했던 이들과 연대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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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여배우들은 이날 여성운동, 노동단체,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나란히 레드카펫 포토존에 섰다. 전국노동자연맹 대표인 아이옌푸와 함께 검은 드레스를 갖춰 입은 여우주연상 후보 메릴 스트리프는 “할리우드의 남성과 여성은 이제 두꺼운 검은 끈으로 연대함으로써 대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드라마 여우주연상 후보인 미셸 윌리엄스는 성평등여성단체 대표인 타라나 버크와 포즈를 취했다. 타라나 버크는 지난 미투 캠페인의 원조로 평가된다.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의 데브라 번바움 에디터는 “성폭력 폭로는 지난 한 해의 스토리였다. 또한 오늘 밤 골든글로브의 스토리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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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방송진행자로 시상식 사회를 맡은 세스 마이어스도 검은 턱시도를 입고 나왔다. 그는 모두에서 “2018년 마리화나는 드디어 허락됐고, 성폭력은 드디어 금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얼마나 대통령으로 자격미달인지 농담을 했더니 그날 그가 대통령이 되기로 결심을 했다고 하더라면서 유명 여성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를 향해 “당신을 절대 대통령이 못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담 형식으로 윈프리에게 사실상 대통령에 출마하라고 권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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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에 오른 여배우들 다수는 “타임즈 업”을 외쳤다. 윈프리는 공로상인 세실 B. 데밀상 수상 소감에서 할리우드 성폭력 파문을 거론하며 “여성들은 강하다. 새로운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며 “당신들이 알고 있는 진실을 밝혀라. 그것이 우리가 가진 강력한 무기”라고 말해 기립 박수를 받았다.

<워싱턴|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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