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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임대차거래내 비중 70% 회복…전세시대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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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입주 늘며 보증금 ‘뚝’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 비중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입주 물량 증가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주택 임대차 거래는 3만8166건으로 이 가운데 70.6%인 2만6930건이 전세 거래였다. 2015년 1분기 6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것이 70%대로 다시 올라선 것이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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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 시장의 종말을 예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2012~2013년 집값 상승 기대감이 줄면서 집주인들은 전세를 속속 월세로 돌리기 시작했다. 전세물량이 줄면서 전세난이 극심해 전세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월세로 옮겨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어차피 전세 시대는 가게 되는 것”, “하나의 옛날 추억이 될 것”이라며 정책의 전환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가 뚜렷했던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새 아파트 입주물량 크게 늘었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다시 커졌다. 전세보증금을 받아 새 주택을 사려는 집주인은 늘어났고, 전세를 구하는 입장에서 전세보증금 대출은 쉬워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입주물량은 38만여 가구로 이전 5개년 연평균 입주 물량인 24만여 가구보다 60% 가량 많다. 특히 수도권은 17만여 가구나 입주했다.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 집주인은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월세를 포기하고 전세로 전환한다. 전세 물량 증가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거래량도 많아진다. 실제 화성, 용인, 평택 등 입주 물량이 많은 경기 남부 지역에서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각하다. 동탄2 신도시의 경우 84㎡ 기준 2억원 초중반까지 하던 전세가가 1억원 중후반 대로 떨어졌다.

전월세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의 하락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수도권의 주택 종합 전월세전환율은 5.8%로 2017년 1월 이후 5.9%를 유지해오던 것에서 또 다시 하락했다. 세입자 우위 현상이 나타나면서 월세를 높게 받기 힘들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이 풍부한 향후 2년간은 전세 시대로의 회귀 현상이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당장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은 44만여 가구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전세 거래 증가와 임대료 하락은 세입자로서는 주거 안정을 의미한다. 전월세상한제 등 현 정부가 추진 과제로 삼았던 정책들은 미뤄질 가능성이 나온다. 반면 집값이 전세 보증금 이하로 하락하는 ‘깡통 전세’는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금 하락이 매매가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입주 대란이 장기화할 경우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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