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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란 反정부시위 사실상 종료…'분노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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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수비대 "신의 가호로 폭동 1396 끝났다"

시위참여자 생각보다 적어…경제난 분노는 여전

뉴스1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진행된 친(親)정부 시위. 반(反)정부 시위에 맞불을 놓기 위한 것이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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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이란 혁명수비대가 3일(현지시간) 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반(反)정부 시위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반관영 파스(Fars) 뉴스에 따르면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시위가 끝났고 여기엔 총 1만5000명 밖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주요 '문제 인물'들은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신의 가호로 이날로 '폭동 1396'은 끝났다고 밝혔다. 1396은 이란이 쓰는 페르시아력(歷)으로 2018년을 의미한다. 당국은 시위로 최소 450명이 체포됐고 2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자파리 사령관이 구체적인 증거 등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민생고 해결을 원하며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돼 여러 도시에서 들불처럼 번지는가 싶었던 반정부 시위는 사실상 종료된 분위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시위대는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란 구호를 외쳤고 혁명수비대가 중심이 되어 맞불을 놓은 친(親)정부 시위의 구호는 '폭도들에게 죽음을'이었다.

혁명수비대가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고 친정부 시위까지 나선 것은 이들이 신정(神政)체제를 위해 창설된 조직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 직속이기 때문. 하메네이 지도자는 반정부 시위가 외국의 개입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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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는 이란인들의 모습.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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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반정부 시위에는 높은 실업률과 고물가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든 서민들은 물론 테헤란의 대학생들도 다수 참여했다. 금융권 부실로 인해 자산을 잃은 젊은 중산층들도 참여했다. 80여개 도시에서 벌어졌을 만큼 규모가 2009년 반정부 시위, 부정선거 반대 시위였던 '녹색 운동'(Green Movement)에 맞먹을 것 같은 기세도 보였다. 일부에선 내전 이후 힘든 시리아 사람들까지 자극, '아랍의 봄'이 재현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반정부 시위에 대학생들이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내건 구호는 '자랑스러운 이란인, 우리를 지지하라'였다. NYT는 이는 행인들의 시선을 잠시 모았을 뿐 시위대를 늘리는데 별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에 나선 사람들의 동질성이 적었다는 지적인데, 도시와 농촌 거주자 등의 이해관계가 달랐고 확실히 2009년에 비해 구심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당시 대통령이 선거 부정으로 당선됐다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라 젊은이, 여성, 지식인 모두가 분노했다.

2009년 시위에 참여했던 것으로 잘 알려진 이란 배우 라일리 랴쉬디는 "이번 시위엔 참여할 뜻이 없었다"고 밝혔다.

NYT는 그렇지만 이번 시위로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바닥난 것은 확실히 드러났다고 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위의 수위가 확연히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이란인들은 분노에 휩싸여 있다고 보도했다. 핵합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데다 그와는 별도로 경제가 워낙 힘겨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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