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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임종석 UAE특사 방문 놓고 온갖 '說'…靑 "우호증진 목적일 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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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민원 해결·탈원전 불만 무마·파병갈등 해소 등 추측성 의혹 계속

UAE 왕세제 "바라카 원전은 모범적 사례"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SK 崔회장 면담, 애로 청취·경제정책 이해 확대 차원인 듯

연합뉴스

임종석 비서실장, 대통령 특사로 UAE 왕세제 만나
(서울=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에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오후 모하메드 UAE 왕세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7.12.10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를 면담한 지 20여일이 지났지만, 그 배경을 두고 추측성 의혹 제기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또 임 실장이 특사로 출국하기 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최 회장 면담과 UAE 방문을 연결짓는 새로운 의혹까지 추가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우호 증진 외에 다른 방문 목적은 없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임 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UAE 정부의 보복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UAE와 체결한 각종 계약을 현 정부가 조정하려는 과정에서 UAE 측이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런 주장의 근거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런 의혹 제기는 억측에 불과하다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 회장의 요청으로 청와대 밖에서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사실"이라며 "기업 측이 면담을 요청하면 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부의 경제운용 방침을 설명하는 것도 비서실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물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기업의 요청이 있으면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재계 인사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나면서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실장과 최 회장이 만나 의견을 교환한 것도 그 일환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임 실장은 이 자리에서 SK 그룹이 대기업 중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비교적 모범적으로 임해준 데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고, 최 회장은 평소 관심이 큰 사회적 기업 활성화와 블루오션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역시 UAE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사업이 없는 만큼 특사로 UAE에 갈 예정이었던 임 실장에게 처리를 부탁할 민원이 없다는 입장이다.

임 실장의 특사방문과 관련해 제기된 또 다른 의혹은 '파병축소 불만 무마설'이다.

연합뉴스

아크부대 방문한 임종석 실장
(서울=연합뉴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를 방문해 김기정 부대장 등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17.12.11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박근혜 정부 당시 UAE에 파병 중인 아크 부대의 격을 격상시키려 계획했는데 새 정부가 들어선 다음 이를 보류하면서 UAE가 불만을 표시했고 이를 무마하려고 임 실장이 특사로 갔다는 것이다.

아크 부대에 파병하려고 했던 군 간부들의 파병이 최근 보류돼 이들이 각 소속부대로 복귀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이런 의혹이 제기된 한 배경이 됐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UAE 간 (파병 병력) 세부 편성과 관련한 양국 협의가 지연됨에 따라 이들의 인사상 불이익을 막고자 원소속으로 복귀한 것"이라며 "양국 국방협력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청와대 측도 해당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계속되는 해명에도 임 실장의 특사 파견과 관련한 의혹이 끊이질 않자 난감해 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애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UAE 측이 불만을 제기해 이를 무마하려 했다는 '설'부터 시작해 UAE 왕가 비자금 관련설, 리베이트 마찰설, 한국업체 공사대금 체불설 등 갖가지 의혹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벌어질 원전 수주전에 이런 의혹들이 미칠 영향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 기자들을 만나 "UAE 원전공사는 잘 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공사 계획 변경 등에 따른) 보상금을 낸다든지 하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임 실장이 UAE 왕세제를 만난 자리에서 바라카 원전 건설이 모범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에서는 임 실장의 특사 자격 방문 사실을 최초로 공개할 때 알리지 않았던 문 대통령 친서 전달 사실 등을 뒤늦게 공개하는 등 청와대의 대응도 미숙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면을 차치하더라도 임 실장의 UAE 방문 목적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청와대의 일관된 입장이다.

박수현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크 부대에 파병된 장병들을 격려하고 UAE와의 우호 관계를 증진하고자 임 실장을 특사로 파견한 것 외에 다른 목적은 없다"고 밝혔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우리 측이) 파병부대 격려차 UAE를 방문하는 임 실장을 특사 자격으로 보내겠다는 뜻을 전했고 이에 UAE가 왕세제와의 면담이 가능하다고 해서 만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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