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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감염 확인됐어도 사인과 연관성 찾아야”…경찰, 전공의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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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원들이 지난 19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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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이 27일 사고 당일 근무했던 간호사와 전공의 등 의료진 2명을 소환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신생아 중환자실 전공의 1명, 간호사 1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 중 간호사는 신생아들이 사망한 지난 16일 근무를 했던 의료진 중 한 명이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전공의를 대상으로는 전공의들의 당직 시스템, 사망 신생아들의 사망 전 상태 등을 조사하고 간호사에게는 사망 당시 상황과 간호사 근무 시스템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하루 전인 26일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와 간호기능원 등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각각 13시간, 12시간 동안 조사했다. 그러나 아직 의료과실 여부를 확인할만한 구체적인 진술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같은 날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사망 신생아들이 감염된 항생제 내성균이 이들이 투여받은 지질 영양제에서도 똑같이 발견됐다고 밝혀 경찰 수사의 방향도 한층 더 명확해졌다. 이형민 질본 의료감염관리과장은 "큰 병에 담긴 약을 빼서 아이들에게 나눠 준비하는 단계에서 오염됐을 수 있다. 병원 약제부보다는 중환자실에서의 준비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균이 검출된 지질 영양제는 아이들이 사망하기 전날인 15일 오후 처방됐다. 이제 이 수액 주사를 누가, 어떻게 두루면서 오염됐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질본 발표에 따라 세균에 오염이 된 것이 주사 기구인지, 의료진 신체인지 등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하나하나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사고 후 전원 및 퇴원한 신생아 12명 중 9명에게서 로타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도 병원의 평소 환경관리 미비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경 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환경 관리는 균이나 바이러스가 보여서 닦아내는 게 아니라 규칙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소독을 해줘야 한다"며 "특히 신생아 중환자실은 장비가 많은데다 이를 주기적으로 청소할 인력이 부족해 위생 관리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로타 바이러스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진 않을지라도 평소 병원의 부실한 위생 관리 상태를 보여주는 간접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전공의 조사 등을 통해 경위를 파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생아들의 세균 감염이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 아직 단정짓긴 어렵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검사 등이 마무리돼야 나온다. 수사팀 관계자는 "국과수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병원 진료체계와 위생관리 구조 전반을 파악한 뒤 부검 결과가 나오면 그동안의 조사 내용을 종합해 본격적으로 피의자를 특정해 수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에 의사 출신인 대구지검 장준혁 검사를 투입해 총 5명의 전담팀을 꾸렸다. 검찰 관계자는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위해 경찰과 수시로 수사 방향을 논의하고 법리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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