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카탈루냐 독립파, 선거 이긴 기쁨도 잠시…정부구성 '첩첩산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독립파 당선인 열에 하나는 옥중 또는 도피중…표결 참여 어려워

자치정부 수반 누구 앉힐지 불투명…푸지데몬 귀국시 즉각 체포되는 신세

연합뉴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독립파 승리 확정 후 기뻐하는 모
(브뤼셀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카탈루냐 선거에서 분리독립 진영이 과반의 승리를 거뒀지만 새 자치정부를 구성하기까지는 상당한 난관들이 남아있다.

선거에서 분리주의 3개 정당 연합은 전체 135석 중 70석을 확보해 근소한 차이로 과반을 달성했지만, 제1당 자리는 스페인 잔류파인 시민당에 내줬다.

연정을 구성해 새 자치정부를 수립하려면 독립진영 의원들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선출된 70명의 당선인 중 7명이 현재 구치소에 있거나 수사망을 피해 벨기에 브뤼셀로 도피한 상황이다. 이들이 석방되거나 귀국하지 않는 한 연정 협상 표결에 참여할 수 없다.

스페인 검찰과 법원은 카탈루냐 독립을 선포해 '반역죄'를 저지른 이들이 일방적인 독립 추진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쓰지 않는 한 석방이나 체포영장 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독립 추진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정치인들이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독립 추진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써야 하는 딜레마에 놓인 셈이다.

다른 선택지로 당선인 중 스페인 정부의 수사 선상에 오른 이들이 의원 자리를 예비후보에게 넘겨주는 방안이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서는 예비후보가 본 후보와 함께 출마해 사고나 중도 낙마 시 예비후보가 의원직을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

연정이 어렵게 성사되더라도 자치정부 수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카탈루냐 선거에서 제1당 된 시민당의 아리마다스 대표
(바르셀로나 EPA=연합뉴스)



분리독립 진영에서 이번에 가장 많이 득표한 정당은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수반이 이끈 '카탈루냐와 함께'지만, 푸지데몬이 차기 수반에 다시 오르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독립진영의 공화좌파당(ERC)과 민중연합후보당(CUP)이 반역죄 수사를 피해 브뤼셀로 도피한 그를 다시 수반직에 앉히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푸지데몬은 귀국하는 즉시 스페인 검찰에 체포되는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독립진영 내 2당인 ERC의 대표 오리올 훈케라스 전 부수반도 새 자치정부 수반으로 거론되지만, 그 역시 반역죄로 구속수감된 상태다. 독립진영은 선거에만 이겼을 뿐 넘어야 할 과제들이 이처럼 산적해 있다.

카탈루냐의 연정 협상은 다음 달 초 시작되며 새 자치의회는 늦어도 2월 초까지 자치정부 구성을 끝내야 한다.

그때까지도 정부구성이 되지 않으면 추가로 두 달간의 협상 기간을 주며, 여기에서도 실패하면 스페인 정부는 자치의회를 또 한 번 해산하고 지방선거를 새로 치러야 한다.

yonglae@yna.co.kr

연합뉴스

카탈루냐 지방선거 결과에 기뻐하는 분리독립 지지자들
(바르셀로나 AP=연합뉴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