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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2년된 아이폰 성능 왜 이래?...알고보니 애플이 고의로 속도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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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애플은 공식 성명을 통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떨어뜨렸으며 구형 아이폰 외에 다른 모델에도 필요시 속도저하를 추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같은 조치는 아이폰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해명했다.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제한하고 있다는 의혹은 지난 9일 소셜 뉴스웹사이트 레딧을 통해 처음 제기됐다. 구형 아이폰에서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의 처리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는 것이다. 이후 정보기술(IT) 기기 성능 테스트 전문매체인 긱벤치도 아이폰6S와 아이폰7을 조사한 결과 배터리 수명이 줄면 성능도 같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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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해 4월 출시한 ‘아이폰SE’. / CNN머니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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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애플 측은 “아이폰에 탑재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잔량이 적거나 주변 온도가 내려갈 때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며 “아이폰이 예기치 않게 꺼지는 현상을 초래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아이폰6, 아이폰6S, 아이폰SE, 아이폰7에 전력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전력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의 성능과 속도를 저하시키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했다는 뜻이다. 애플은 “이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기기 수명을 연장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일을 두고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저하시켜 신형 아이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애플의 노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애플이 새 아이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소비자에게 관련 내용을 미리 공지하거나, 동의를 얻는 행위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2016년부터 이 같은 업데이트를 실시하면서 사실을 은폐한 것은 소비자를 상대로 사기를 친 것과 같다”면서 “애플은 아이폰 성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내용을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고 질타했다.

포춘은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기기 성능을 저하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배터리 교체 비용은 79달러(8만5300원)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이같은 처사에 대해 아이폰 사용자들도 비판하고 있다. 대학원생 김모씨는 “도를 넘은 애플의 횡포에 분노를 느낀다”며 “소비자의 동의없이 제품 성능을 맘대로 떨어뜨리는 것은 소비자 권리 침해”라고 말했다.

신현두 한국소비자협회 대표는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 보호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편의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조선일보 DB



구형 아이폰의 성능과 속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됨에 따라 중고 아이폰을 찾는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중고폰 업체 대표는 “이번 일이 중고 아이폰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며 “수요가 줄면 중고 아이폰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아이폰 배터리 수명과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영하의 기온에서는 아이폰 전원이 꺼지도록 설계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애플은 “주변 온도가 0~35℃인 장소에서 iOS 기기(아이폰·아이패드 등)를 사용하라”며 “작동 온도 범위를 벗어난 매우 추운 환경에서 기기를 사용하면 배터리 사용 시간이 일시적으로 단축돼 기기가 꺼질 수 있다”고 밝히자 소비자의 재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라는 비판이 나왔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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