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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카카오 대리운전… 혁신이라더니 ‘꼼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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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 부르기 어려울때 돈 더주고 이용하는 서비스
도입 이후 기본호출 잘 안돼.. 사실상 요금 인상한 셈
명칭에도 '웃돈' 개념 없어


파이낸셜뉴스

카카오가 연말을 맞아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에 전격 도입한 '추천요금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도입 취지는 대리운전 수요가 많을 때 돈을 더 주고서라도 대리기사를 부르고 싶은 이용자를 위한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대리기사 요금을 인상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추천요금제'라는 서비스 명칭도 문제로 지적된다. 돈을 더 주고 부른다는 의미가 요금제 이름에 담겨있지 않아 웃돈을 줘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를 이용한 뒤 평소보다 비싼 요금에 분통을 터뜨린 이용자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웃돈 없이 연결 어려워

18일 카카오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동 플랫폼 카카오T의 대리운전 서비스에 적용한 '추천요금제'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대리기사를 호출할 때 웃돈을 주는 서비스로, 대리기사와 연결이 어려울 때 돈을 더 주고 대리기사를 호출하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추천요금은 도로상황이나 기존 데이터 등을 토대로 대리기사와 잘 연결될 수 있는 가격을 추천해주는 것"이라며 "수요가 많을 때만 추천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대 기본요금의 1.5배 정도만 추천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요금제 도입 후 웃돈 없이는 대리기사와의 매칭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추천요금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대리기사들이 웃돈 없는 기본호출에는 응답하지 않고, 웃돈이 더해져야 비로소 호출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이용자는 "평소 대리기사를 호출하면 30초 이내에 연결이 되던 곳도 추천요금제 도입 이후 웃돈 없이 호출하면 연결이 어렵다"며 "대리기사 업계를 혁신하겠다던 카카오가 결국 웃돈으로 대리비용을 높이던 다른 대리기사 업체들의 구태를 답습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추천요금제 이름도 혼선

요금제 이름도 문제다. 추천요금제라는 이름이 웃돈을 주는 개념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음주 후에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웃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카카오의 추천요금을 기본요금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야 더 많은 요금이 결제된 것을 알게 됐다는 민원도 접수됐다.

특히 추천요금제와 같은 웃돈시스템은 향후 카카오의 모든 이동서비스의 핵심 수익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는 택시 등의 서비스에도 탄력적인 요금제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서비스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모호한 요금제 명칭 등은 변경을 통해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웃돈 없이 호출을 받지 않은 대리기사들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한 맞춤형 요금제, 탄력적 요금제가 카카오 이동 서비스의 핵심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처음 도입부터 논란이 커지는 것은 카카오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추천요금제는 카카오가 이용자에게 하나의 선택지를 더 준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혼잡할 때 조금 더 기다리다가 기본요금으로 대리기사를 호출할 수 있지만, 돈을 더 주고라도 빨리 대리기사가 필요한 이용자에게는 유용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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