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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3500억원 세계 최고가 집주인, 알고 보니 사우디 실세 왕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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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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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3500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으로 기록된 대저택 주인이 사우디아라비아 실세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저택과 관련한 서류를 추적해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저택은 프랑스 파리 교외에 자리하고 있으며 정원까지 더하면 그 넓이가 무려 23만㎡에 이른다.

17세기 베르사유 궁전 양식으로 지어진 만큼 '샤토 루이14세'로 불리며, 이름에 걸맞게 대리석 조각상, 금박을 입힌 분수대 등 초호화 장식을 자랑한다.

이 저택이 지난 2015년 2억7500만유로(약 3538억원)에 판매되자, 포천지는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집”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구매자 신원은 중동 출신이라는 것 외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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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샤토 루이14세 소유권이 프랑스와 룩셈부르크에 있는 유령회사들 뒤에 조심스럽게 가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유령회사들은 '에이트인베스트먼트컴퍼니(EIC)'라는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데, 이는 빈살만 왕세자의 개인 재단 대표가 운영하는 사우디 법인이다.

버뮤다 법무법인 애플바이로부터 확보한 서류를 보면 EIC는 사우디 왕가 구성원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그 자금 역시 살만 국왕과 사우디로부터 나온다.

EIC 주주는 빈살만 왕세자 개인 재단 대표와 살만 사우디 국왕의 사무 담당자, 몰디브 주재 사우디 대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EIC는 빈살만 왕세자가 2015년 프랑스 남부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마음에 드는 440피트(약 132m) 길이 요트를 발견, 러시아 보드카 재벌로부터 이를 구매할 때도 동원된 회사다.

이 회사는 최근 파리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250만㎡가 넘는 부동산을 사들이기도 했다.

사우디 왕가 고문들도 이 저택이 결국 빈살만 왕세자에게 속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반부패 척결을 앞세워 대대적인 숙청과 경제개혁을 이끌고 있는 빈살만 왕세자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브루스 O.리들은 “빈살만 왕세자는 큰 성공을 거두고 부패하지 않은 개혁가로서 이미지를 쌓으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은 그러한 이미지에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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