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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물가 안정이라고?]②"도쿄보다 더 비싸"…일본인도 고깃값 보고 '들었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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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마트서 만난 주부들 "고기·생선·공산품 다 올랐어요"

가격 내렸다는 채소 역시 일부 품목 올라…'금오징어' 실감

[편집자주] 최근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보다 1.3%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연중 최저수준 상승률'로 '물가가 안정됐다'는 숱한 분석의 배경이 됐다. 그러나 물가가 안정됐다는 분석에 동의하는 소비자들은 거의 없다. 마트와 전통시장 현장에서 만난 주부들은 "고기·생선·공산품 물가는 오히려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인 주부는 "도쿄보다 서울 물가가 더 비싸다"고 말했다. <뉴스1>이 체감 물가를 주도하는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을 실제 비교한 결과는 주부들의 증언을 뒷받침해 준다. 올해 유난히 추운 연말을 보내는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를 살펴봤다.[편집자 주]

뉴스1

15일 오후 롯데마트 서울역점(위) 이마트 용산점에서 소비자들이 소포장 고기를 구매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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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이승환 기자 = #. 물가가 일본 도쿄보다 더 비싸요. 한우는 도저히 살 수 없어서 미국산이랑 호주산 보고 있어요. 오늘 장은 7만원을 넘을 것 같은데 일본에서 이 돈이면 지금 카트에 담은 것보다 더 살 수 있습니다.(서울 회현동 4년 거주 일본인 요코씨(58))

지난 15일 오후 롯데마트 서울역점 한우코너에서 만난 일본인 요코씨는 수입 소고기를 연신 들었다 놨다 했다. 그는 "서울 물가가 도쿄보다 더 비싸 살기 힘들다"며 "물론 시장에 가면 더 싸긴 하지만 한 번에 많이 사야하는 불편함 때문에 마트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요코씨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남편을 따라 회현동 부근에서 4년째 살고 있다. 그는 "4~5년마다 남편의 주재지가 바뀌는데 물가가 너무 높아 다른 나라로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용산아이파크몰 지하의 이마트 용산점 한우 코너에서 고기를 살펴보던 이가영씨(43·가명·산천동)도 한우 가격이 너무 올라 수입 소고기로 넘어가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씨는 "예전엔 한우 국거리 가격이 100g당 6000원 정도였는데 지금 보면 7600원이나 한다"며 "우리 아이들이 성장기여서 고기와 생선을 많이 먹여야 하는데 너무 많이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이씨가 집어 든 한우 앞다리 250g 가격은 1만9000원. 그는 할인행사를 열긴 하지만 이전에도 행사 상품을 구매해왔기에 체감물가는 결국 올랐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온 주부들은 소포장 소·돼지고기와 배추·양배추, 무·파프리카·갈치를 유심히 살펴보면서도 카트에는 쉬이 넣지 못했다.

상품을 살펴보는 주부들에게 다가가 물가가 내린 것 같지 않냐고 묻자 "도대체 누가 그렇게 말하는지 몰라도 그렇지 않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이들은 "채소는 비슷한 것 같지만 고기, 생선, 공산품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통계(KAMIS)에서 15일 기준 주요 농·축·수산물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평년(직전 5년 평균) 대비 1등급 한우등심(100g 6938원→8334원) 1등급 한우불고기(100g 3793원→4769원)는 각각 20.1% 25.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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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롯데마트 서울역점·이마트 용산점의 수산물(오징어) 판매대는 소비자 발길이 뜸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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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물오징어·냉동물오징어(1마리) 가격은 각각 2703원에서 4481원, 2148원에서 3561원으로 각각 65.8% 치솟았다. 이마트에서 이진화씨(45)는 "채소물가는 전년과 비슷한 것 같지만 오징어 가격은 진짜 많이 올랐다"며 "공급이 딸려서 그런지 물량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씨 말대로 두 마트에서 진열된 오징어 물량은 매우 적었다. 이날 이마트에서 손질오징어(해동) 3마리를 1만3500원(1마리 4500원)에 판매했다. 올해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 인상 폭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오징어를 구매하려는 주부를 볼 수 없었다.

최근 소비자원이 배춧값이 40.4% 떨어지고 무(-13.6%)·당근(-16.0%)·갈치(-9.6%)·돼지고기(-9.2%) 등 가격이 내리는 등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aT 가격통계에서의 조사에서는 일부 채소와 과일 품목 가격은 올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감자(100g)의 경우 275원에서 368원으로 33.8% 올랐고 양파(1㎏)는 1839원에서 2109원으로 14.7% 증가했다. 시금치(1kg)는 4819원에서 5114원으로 6.1% 배추도 2625원에서 2635원으로 0.4% 각각 올랐다. 김장철을 맞아 고춧가루(1kg·2만969원→3만1226원)는 48.9%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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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이마트 용산점에서 한 주부가 양배추를 비교하면서 살펴보고 있다. © News1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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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값도 10개 기준 2430원에서 2830원으로 16.4% 올랐다. 통계청은 올해 이상기후 영향으로 귤 수확량이 줄어 11월까지 귤값의 인상 폭이 가장 높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롯데마트에서는 한판감귤(2㎏/100g당 445원)을 8900원에 판매해 '금귤'을 실감하게 했다. 행사코너에서 제주 서귀포 감귤 특가전을 진행해 주부들이 몰리기도 했다.

롯데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연주씨(58·후암동)는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생활물가가 전혀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 발표가 와 닿지 않는다"며 "3인 가족인데도 한 번 장을 볼 때마다 10만원을 훌쩍 넘어버리니 서민 입장에서 살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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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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