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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미 보건복지부, '과학기반' 등 금기어 지정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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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무어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궐선거 후보 지원한 트럼프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미국 보건복지부(HHS)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산하 기관들에게 '취약한(vulnerable)' '트랜스젠더(성정체성 불일치자)' '과학기반' '증거기반' 등의 단어를 쓰지 못하겠다는 보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보건복지부 대변인 맷 로이드는 뉴욕타임스(NYT)에 보낸 이메일 성명을 통해 "보건복지부가 '금지단어'를 지정했다는 주장은 예산공식화 과정에 관한 논의를 완전히 잘못 묘사한 것"이라면서 "보건복지부는 모든 미국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가능한 최고의 과학적 증거를 계속해서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프로그램 평가와 예산 결정에 있어 성과와 증거 데이터를 사용하도록 강하게 고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앞서 15일자 기사에서 CDC 정책분석 담당자들이 하루 전 예산담당 관리들로부터 앞으로 예산 관련 보고서를 작성할 때 '취약한' '트랜스젠더' '과학 기반''증거 기반' '태아' '다양성' '복지후생(entitlement) ' 등의 단어를 쓰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과학 기반' '증거 기반'이란 단어 대신 "CDC는 과학에 대해 공동체 기준과 희망사항들을 고려한 추천들을 기반으로 한다(CDC bases its recommendations on science in consideration with community standards and wishes)"는 표현을 쓰라는 권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NYT는 보건복지부가 WP 보도 내용을 일축했지만, 몇몇 관리들을 대상으로 독자적으로 확인해본 결과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단어들을 강력히 금지한다기 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선 정부와 공화당이 싫어하는 단어들을 피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전직 관리는 '금지단어' 보도에 대해 "괴상하고 멍청하기 짝이 없는 (조지)오웰적 발상"이라며,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로 맹비난했다. 익명의 CDC 전직 관리는 NYT에 일부 조직원들이 당혹해하고 있다면서, CDC 업무가 정치화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직관리는 "(14일)회의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특정 단어 금지가) 보건복지부에서 내려온 지시일 것"이라면서 "왜냐면 보건복지부가 예산을 짜기 때문"이라고 말해다. 그러면서 "일부 단어들이 약간 오해를 빚을 소지가 있을지 몰라도, '과학기반' '증거기반' 같은 단어들이 사용할 수없는 단어로 여겨진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비판했다. 과학계에서도 정부가 과학적 연구를 정치화하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청(FDA)의 제니퍼 로드리게스 대변인은 "우리는 (금지어)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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