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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은행에 넣어두고 빼지 않는 돈… 예금회전율, 30년 9개월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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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서울 여의도 한 시중은행./조선DB


지난 10월 예금 회전율이 30년 9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나 기업이 돈을 은행에 넣어두기만 하고 좀처럼 꺼내쓰지 않는 것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주체들이 마땅한 소비·투자처를 찾지 못한데다,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어든 영향까지 겹쳤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6.5회를 기록했다. 이는 16.3회였던 1987년 1월 이후 30년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예금 지급액을 예금 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경제 주체들이 돈을 꺼내쓰기보다는 은행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왔다. 2010년 12월 39.5회로 40회에 육박했었지만, 이후 2014년 12월 (31.3회)을 마지막으로 20회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에는 19.6회를 기록해 20회 미만으로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3월 20.8회로 소폭 상승했지만, 이후 8월 19.0회, 9월 19.1회 등 상승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0월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데는 열흘간의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경제 주체들이 투자나 소비를 꺼리는 탓이 크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주체들의 소비·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저금리에도 예금은행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낮으면 통화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금리를 낮추면 은행 예금 대신 소비와 투자가 늘어 경기가 활성화되야 한다는 것이 이론상으로는 맞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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