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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男 육아휴직 늘면서…女 육아휴직자 지난해 첫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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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2005~2016 육아휴직자 현황 [자료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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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남성의 육아휴직이 지난해 56%나 늘면서 여성의 육아휴직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일·가정양립 제도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직장내 보육시설 설치비율이 80%를 넘어서는 등 제도가 안착하고 있다.

단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가정 내 육아와 가사가 여성에게 몰리고, 결혼한 여성은 취업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17 일·가정양립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는 8만9795명으로 전년(8만7339명) 대비 2456명(2.8%)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자는 7616명으로 전년 대비 56.3%(2744명) 증가한 반면, 여자는 8만2179명으로 전년 대비 0.3%(288명) 감소했다. 여자의 육아휴직이 감소한 것은 통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13년만에 처음이다.

이재원 통계청 과장은 "일반적으로 부부 중 한 명만 육아휴직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남자의 육아휴직이 늘어나다 보니 여자의 육아휴직은 줄어든 것"이라며 "육아휴직 대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것도 육아휴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한 사람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2761명에 달했다.

정부가 제도적으로 일·가정양립을 지원하면서 관련 제도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다. 출산휴가제를 도입한 기업은 80.3%에서 81.1%로 증가했고 육아휴직제 도입 기업도 58.2%에서 59.1%로 증가했다. 유연근무제 도입률도 22.0%에서 37.1%로 상승했다. 이와 관련된 국민들의 인지도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가족친화 인증을 받은 기업과 기관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1828개를 기록했다.

사람들의 인식도 일보다 가정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다.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 올해 일을 한 적이 있는 사람 중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43.1%로 처음으로 50%를 하회했다. 일과 가정생활을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42.9%로 2년 전보다 8.5%포인트 증가했고, 가정생활을 우선시하는 사람도 13.9%로 2.0%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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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와 부의 육아휴직 사용률 차이 [자료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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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육아와 가사는 여자 몫으로 돌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들의 육아휴직이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육아휴직을 여자들이 쓰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0~5세 자녀에 대한 육아휴직 신청률은 여자가 42.9%, 남자가 1%로 격차가 컸다. 12개월 이하 자녀를 둔 어머니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010년 26.6%에서 2015년 43.1%를 기록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고용에서도 배우자나 자녀가 있는 여성은 차별을 받았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아버지의 고용률은 자녀 연령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나, 어머니는 자녀 연령이 어릴수록 고용률이 낮게 나타났다. 자녀 연령이 6세 이하일 경우 44.9%를 기록했다 7~12세가 되면 59.5%, 13~17세가 되면 67.3%로 높아지는 추세다. 또 미혼인 경우 남녀 고용률 차이는 1.1%에 불과하나 배우자가 있는 경우는 남자 82.0%, 여자 52.8%로 그 차이가 29.2%포인트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내에서도 여성의 육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2.5시간으로, 남자가 46.5시간을 기록했고 여자는 38.4시간을 기록했다. 특히 자녀가 0~6세로 어린 경우, 남자의 근로시간은 46.5시간으로 차이가 없지만 여자는 35.0시간으로 근로시간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양새다. 어린 자녀의 육아를 위해 어머니가 근로를 덜 하고 일찍 퇴근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비맞벌이 가구에서도 어린 자녀를 둔 여자의 근로시간은 평균 대비 적게 나타났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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