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TF비하인드] #시낭송 #얼후…'방중' 김정숙 여사의 '문화 외교'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기간 동안 '문화 활동'으로 내조에 힘썼다. 13일 중국 최대 시낭송 사이트인 '웨이니두스'에서 시를 읊는 김 여사./청와대 페이스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펑리위안 여사와 '깜짝 음악' 감상…한중 친교 '내조'

[더팩트 | 베이징=오경희 기자] "이 시를 읽으면 만남과 인연의 소중함에 새삼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 만난 분들과 눈을 맞추고 악수하며, 나의 마음과 진심을 다했을 때 그들의 마음이 나에게 다가온다는 것을 배운다."

김정숙 여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기간 동안 '문화 활동'으로 내조에 나섰다. 경희대 성악과 출신인 김 여사는 평소 그림과 패션, 문학 등 문화예술에 관심을 보여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갈등 탓에 한-중 관계가 냉랭했던 지난 8월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전시회를 관람했고, 한달 뒤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는 김 여사에게 홍매화 그림을 선물했다. 이번 방중에서도 시(時) 낭송과 전통악기인 얼후 체험, 한메이린 예술관 전시 관람, 음악 감상 등으로 양국 간 친밀도를 높이는 데 힘썼다.

'문화 외교'는 ①시(時) 낭송으로 출발했다. 방중 첫날인 13일(현지 시각) 중국 최대 시낭송 사이트인 '웨이니두스'(爲爾讀詩, 너를 위해 시를 읽는다는 뜻)에서 정현종 시인의 시(時)인 '방문객'을 중국어로 낭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더팩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신제커우 악기 거리의 세기아운금행을 찾아 중국 전통악기 '얼후' 연주를 하고 있다. 하오 샤오진(왼쪽부터) 얼후 강사, 김정숙 여사 /청와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구는 사드로 경색된 한중 관계 회복이란 짐을 짊어진 문 대통령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 "사람"이란 키워드는 문 대통령의 대표적 레토릭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도 이날 일본군이 난징 시민 30만명을 학살한 난징 대학살 80주년 메시지에 집중하며 "역사는 동병상련""평화와 번영의 역사를 함께 쓰자""한중은 운명공동체" 등으로 중국의 문을 두드렸다.

'웨이니두스'는 중국 내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일 한편씩 시 낭송을 업로드해 약 7억 회의 열람을 기록한 바 있다. 시 낭송에는 펑리위안 여사를 비롯해 첼리스트 요요마, 배우 탕웨이, 덴마크 여왕 마가렛 2세, 지휘자 주빈 메타 등 많은 저명인사가 참여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같은 날 '한류스타'인 추자현·우효광 부부와 함께 ②'얼후'를 체험했다. 김 여사는 베이징의 신제커우 악기 거리의 악기점 세기아운금행에서 1시간 가량 머물며 직접 운지법을 익히고 소리내는 법을 배웠다. 얼후는 우리의 해금처럼 두 줄로 만들어진 중국 전통 현악기다. 음색이 아련하고 애절해 중국인의 많은 사랑을 받는 악기다. 김 여사는 "무엇을 하면 중국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얼후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성악을 전공했는데 얼후가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닮은 악기라는 평을 들었다"고 말했다.

더팩트

김정숙 여사가 14일 중국 베이징 한메이린 예술관을 방문해 한메이린 작가 부부와 재회한 장면./청와대 페이스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상점에선 얼후 강사가 중국의 대표적인 민요인 '모리화'를 연주했고, 김 여사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제2의 국가'로 불리는 모리화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과 시상식 배경으로 쓰였다. 김 여사는 "얼후와 해금이 연주법은 서로 다르지만, 그 모양과 음색이 매우 흡사한 것처럼 한·중의 문화예술에는 양국민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정서가 담겨있어 그만큼 서로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중 둘째 날인 14일엔 '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③한메이린 예술관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한메이린 작가 부부와 재회했다. 지난 8월 22일 서울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전시실에서 열린 치바이스 전시회 때 만난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당시 김 여사는 중국에 방문하면 전시실에 꼭 들르겠다고 약속했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메이린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 디자인을 총괄하기도 했다.

한메이린 작가의 부인은 김 여사가 이전에 보내줬던 한국민화가 그려진 스카프를 목에 두른 채 반갑게 인사했고, 김 여사는 한메이린으로부터 받았던 스카프를 가방에 메고 왔다며 서로 마음을 주고받았다. 애틀랜틱 카운슬 세계시민상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공동 수상한 인연이 있는 피아니스트 랑랑과 경극배우 리위강도 이날 같은 자리에 있었다. 김 여사는 예술관 한켠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 리위강의 노래공연을 관람하고 함께 예술관을 둘러봤다.

더팩트

김정숙 여사는 14일 펑리위안 여사와 국가대극원을 함께 둘러보는 등 '깜짝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같은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만난 두 여사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이날은 문 대통령에게 중요한 날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하던 시각, 김 여사는 시 주석의 부인인 ④펑리위안 여사와 '깜짝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원래는 차담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펑리위안 여사의 제안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김 여사는 펑 여사의 안내로 국가대극원을 둘러봤다. 대극원 합창단의 '기적(중국노래)''오나라(드라마 대장금 주제가)'모리화(중국민요)' 등 노래를 감상하며 음악적 공감대를 이뤘다고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이 전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