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올해 65세 이상 국민이 전체 인구의 14%를 돌파하는 등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노인 의료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이 주최한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63.1%이던 65세 이상 노인 빈곤층은 2015년 78.0%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노인의 평균 만성질환 수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가 가만히 앉아 노인 의료비 문제를 두고 볼 순 없다는 주장이 여기서 나온다. 600조원이 넘는 기금 운용을 통해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만큼 노인 의료비 문제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됐다.
의료계는 다만 정부가 단체와 아무런 협의없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내놨다며 최근까지 대규모 궐기대회를 집행하는 등 정부 방침에 날을 세웠다. 취약계층 의료비 부담 완화 방침에는 지극히 공감하지만 의료계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정부는 이에 14일 의료계와 처음 만나 공동 실무협의체를 운용하는 등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여론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정부의 고령층 의료비 부담 노력에 국민들은 환영의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 '각개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 따르면 국민들은 고령층 의료비 부담의 주체로 '본인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56%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36%)'보다 1.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에서 50대로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스스로 의료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국민들의 노후 의료비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까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국민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다는 의미일까. 정부는 의료계와 협의점 찾기에 앞서 국민과 '문재인 케어'의 실효성을 높이는 정책적 합의를 이끄는 데 힘써야 한다.
이봉준 기자 bj35sea@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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