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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페이스북, 수익 공개하고 한국 정부에 세금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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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플 등 다국적 기업 영향 '촉각'

조세회피처 통한 세금회피 대신

소속국가 세무당국에 신고키로

“매출신고 정당한지 따져봐야”
한국일보

페이스북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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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내년부터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공개하고 이에 따른 세금도 한국 정부에 낸다. 조세회피처에 본사를 두는 방식으로 세금 납부를 회피하고 있다는 이유로 세계 각국의 압박이 이어지자 페이스북이 관행을 뜯어고치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페이스북의 이번 결정이 같은 방식으로 세금 회피 논란이 끊이지 않는 애플, 구글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2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각국 지사에서 발생한 광고 매출액을 소속국가 세무 당국에 직접 신고하는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웨너는 “이번 조치는 각국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더 높은 투명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30여 개국이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은 지역별 광고 매출을 집계하지 않았다. 미국 본사에서 통합적으로만 관리했으며,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법인 매출에 모든 지역 매출을 몰아 합산액만 공개했다. 아일랜드 법인으로 매출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매년 페이스북이 절세한 금액은 수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각 나라 지사에서 발생하는 매출에 대해 적법하게 세금을 내겠다고 천명하면서 페이스북코리아도 본사 방침을 수용한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별도 매출 공시가 가능하도록 체제 전환을 내년 초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결정으로 구글, 애플 등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 구글과 애플은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 세율이 낮은 곳에 세운 법인으로 각국에서 번 수익을 몰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U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이들 기업에 과세할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내년 말부터는 과세에 나설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 중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 이외 다른 글로벌 사업자도 매출과 세금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매출 축소 신고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출 집계 기준을 정당하게 세우는지 등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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