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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中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시진핑 등 지도부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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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3일 열린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EPA연합]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 참석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대신해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일본과 관계 개선의 뜻을 밝혔다.

위 주석은 13일(현지시간) '난징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에서 거행된 추모식에서 "일본 군국주의가 발동한 전쟁은 중국 인민뿐 아니라 일본 인민에게도 큰 상해를 입혔다"며 "양국 인민은 다시 오지 않을 평화를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위 주석은 이어 "올해 중·일 국교 정상화 45주년, 내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으며 중국과 일본은 양국 인민의 근본이익에서 출발해 평화, 우호, 협력의 큰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나아가며 세대 간 우호를 기반으로 인류 평화에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성혜용(親誠惠容) 원칙과 선린우호 이념에 따라 이웃을 동반자로 한 외교 방침으로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과 관계를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위 주석은 일본의 침략 전쟁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난징대학살을 '인류 역사상 매우 어두웠던 한 페이지'라며 "중국 인민의 14년 간에 걸친 항일 투쟁 기간에 중국은 3500만명의 인명 대가를 치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본 침략자의 피에 젖은 칼에 맞서 우리 동포는 상부상조했고 여러 외국인 친구들도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위 주석은 난징대학살 당시 현장을 기록한 독일인 존 라베, 난민촌을 세워 구호 활동을 벌인 덴마크인 베르하르트 신드버그, 병원을 세워 피해자 치료에 나선 미국인 선교사 존 매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난징대학살 국가추모일 기념식에 시 주석이 참석한 것은 2014년 첫 행사 이후 3년 만이다. 이는 일본에 과거사 반성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과 동시에 추모사 연설을 위 주석에게 맡김으로써 일본과 관계를 호전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과 위 주석 외에도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주임, 류허(劉鶴) 정치국위원, 류옌둥(劉延東) 국무원 부총리, 쉬치량(許其亮)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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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중국 방문 첫 일정으로 베이징 시내 소피텔 호텔에서 재중국 한국인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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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주중 대사 등 각국 외교 사절도 추모식에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당초 주상하이 총영사가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방중한 문재인 대통령이 공항 영접 대신 직접 추모식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내려 전날 밤 난징으로 갔다.

일본을 겨냥한 과거사 연대로 14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봉합 후의 한중 관계를 유화적으로 이끌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로,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며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픔을 간직한 많은 분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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