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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주35시간 근무제 도입 반대하는 이마트 노조…"월급 적어지고 근무강도만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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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등 마트노조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하려는 사측의 꼼수" 주장

사측 "노동강도 악화 없을 것"

조선일보

12일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마트노조가 신세계그룹의 주35시간 근무제 도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마트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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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국내 대기업 최초로 내년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사측의 꼼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2020년에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주 35시간 근무 때 월급이 종전 주 40시간 근무할 때보다 26만원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3사 노조 및 마트노조는 12일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신세계그룹의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 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수찬 마트노조 이마트 위원장은 “마트는 일의 특성이 다르고, 일이 시간에 딱 맞춰 끝나지 않는다. 인력충원이 없으면 영업시간을 단축해도 노동강도는 줄어들지 않는다”며 인력충원 없이 총임금을 깎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119 신고센터를 운영 중인 민중당 정희성 부대표도 “최저임금이 올라가니 법을 피해 교묘하게 꼼수를 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신세계 같은 재벌이 이런 짓을 하다니 질이 아주 나쁘다”고 지적했다.

마트노조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최저 시급이 정부 계획대로 단계적으로 상향조정된다고 볼 때 주 40시간 근무자 대비 주 35시간 근무자의 월급을 비교해 계산했다. 그 결과, 2019년 주 35시간 근무자의 월급이 13만3000원 적어지고 2020년에는 이 차이가 최대 26만원까지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매년 약 50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 총액을 줄이기 위한 이마트의 꼼수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는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였던 마트 개장시간을 오전 10시~밤 11시까지로 한 시간 단축해도 손님이 없는 시간에 한 시간 일찍 문을 닫는 것이기 때문에 매출액 감소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이에 비해 매장 관리 노동자는 줄일 것이고 이에 따라 기존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내후년 최저임금이 얼마로 결정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인데다, 매년 노사가 새로 임금협상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주 35시간 근무 결과 월급이 얼마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노조의 우려처럼 미리 예단할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특히 노조가 우려하는 노동강도 강화 부분도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등 근무조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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