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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여학생 2명 둘러싸고 발로 차” 경호학과 학생들 집단 폭행?…경찰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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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의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 간 폭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건에 연루된 한 학생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리는 글과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 B 대학교 학생 A 씨는 해당 대학교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가해자가 사건의 심각성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12시 50분에서 1시 10분 사이 B 대학교 인근 식당 앞에서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신 뒤 후배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도중 해당 대학교 무도경호학과 여학생 2명과 남학생 1명이 욕설과 함께 기분 나쁜 말을 하며 A 씨 일행에게 시비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A 씨 일행과 상대 일행의 말싸움은 몸싸움으로 번졌다. A 씨는 “처음엔 참고 무시하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 일행이) 계속 뒤를 따라오며 저희가 뒤를 돌아볼 때까지 여학생들이 큰 소리로 욕을 했다. 저희도 화가 나 말싸움이 붙었고, 가해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이후 곧바로 경찰에게 신고하고 저희는 응급실로 바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다음날 CCTV 확인 결과, 저희가 남학생에게 맞고 쓰러지자마자 무도경호학과 남학생 4명이 뛰어와 저희를 둘러싸고 발로 차는 장면을 확인했다”며 “현재 저는 코뼈·광대뼈가 골절됐고 이빨 깨짐 등으로 전치 6주가 나왔다. 같이 맞은 언니는 입과 얼굴 타박상에 전치 2주가 나왔다”고 전했다.

동아일보

사진=페이스북


동아일보

사진=페이스북


A 씨는 이와 함께 얼굴에 상처를 입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A씨와 그의 지인은 눈과 입에 심하게 멍이 든 상태다. 코에 거즈와 테이프를 붙인 모습도 보인다.

A 씨는 “이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가해자들의 태도 때문”이라며 “저희가 부상이 심해 응급실로 갔는데도 불구하고 (상대 일행은) 경찰에게 거짓 증언을 하고, 편의점 앞에서 ‘A의 어깨를 잡고 때렸다’라며 웃으면서 시뮬레이션을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활동하고 있는데, 피해자인 저희는 병원 등을 다니며 시험도 못보고 수업도 제대로 못 들어가며 생활에 피해를 왜 봐야 하는지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해당 게시물은 페이스북에서 1만2000명의 공감을 얻었다. 또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해 확산하며 큰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대학교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글만 읽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 사건과 관련해 결과만 나와 있기 때문이다. ‘왜 폭행이 이뤄졌나’라는 사건의 원인이 분명히 나와 있지 않다”며 “지금 경찰에서 조사를 진행 중인 부분이라 어느 한 쪽의 주장만 듣고 섣불리 판단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징계 수위는 조사가 끝난 다음 그 결과를 놓고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을 조사 중이며 이번 주 내로 A 씨와 상대방 일행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가 12일 동아닷컴에 전한 바에 따르면, A 씨가 해당 사건을 신고했을 때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 상해(2명 이상이 공동하여 상해죄를 범한 경우)’로 접수가 됐다. 상대방 일행은 신고를 접수하지 않았다.

경찰은 혐의를 A 씨 일행과 상대 일행 모두에게 적용했다. ‘공동 폭행’ 혹은 ‘공동 상해’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일행이 진단서를 제출해 부상이 심하다는 사실을 인정받으면 상대 일행에게는 ‘공동 상해’ 혐의가 적용된다. 마찬가지로 상대 일행의 부상 정도에 따라 A 씨 일행도 ‘공동 폭행’ 혹은 ‘공동 상해’로 혐의가 달리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 일행의 부상 정도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병원에 입원했던 A 씨 일행 측은 앞서 예정됐던 조사를 연기했으며, 진단서는 아직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A 씨가 ‘나중에 폭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한 남학생 4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을 보면 처음에 여학생들끼리 따지다가 몸싸움이 일어난다. 여기에 남학생 1명이 가세해 여학생 2명(A 씨 일행)을 발로 차는 등 때리는 것이 확인이 된다”며 “그런데 도중 인근 식당에 있던 남학생 일행이 몰려왔다. 이들은 여학생을 때리고 있는 남학생을 말리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말리면서 밀치고 물리적 충돌도 일어나는 상황에서 맞고 있던 여학생들은 남학생 4명 모두가 자신을 때린 것이라고 오해를 했을 수 있다. 정확한 정황은 조사를 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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