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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이영학 딸, 정신감정 받는다…프로파일러 “父 없으면 죽는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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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딸, 정신감정 받는다

동아일보

사진=이영학 딸 이 양(동아일보DB)


법원이 12일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학의 딸 이모 양(14)에 대해 정신 감정을 결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이날 이영학 부녀가 도피하도록 도움을 준 혐의(범인도피)로 구속기소 된 박모 씨(36)의 공판에서 이 양에 대한 정신감정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양이 왜 아버지의 지시에 저항하지 않고 태연하게 따랐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반대 의사를 드러내지 못할 정도로 폭력적, 위압적인 상황이었는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10월 이영학 부녀를 조사한 담당 프로파일러의 면담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이 양을 면담한 프로파일러 한상아 경장은 “(이영학과 이 양의 관계는) 단순히 부모, 아버지 이상의 심리적 종속관계”라며 “심리적으로 아버지를 굉장히 따르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 양은 이영학의 지시로 지난 9월 30일 초등학교 동창인 A 양(14)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고, 이후 이영학이 살해한 A 양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을 도운 혐의(미성년자 유인, 사체 유기)를 받고 있다.

이 양은 ‘엄마가 죽었으니 엄마 역할을 할 사람으로 친구 A 양을 데려오라’는 아버지의 지시를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경찰에 따르면 이 양은 아버지가 시키지 않은 행동도 했다. 그는 이영학의 말대로 A양에게 수면제를 섞은 음료수를 건넸을 뿐 아니라, 수면제를 감기약이라고 속여서 먹였다.

이에 경찰은 이 양이 아버지와 약속한 계획이 틀어질까봐 이같은 행동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 경장은 “이 양은 제대로 된 가치 판단을 하기 훨씬 전부터 물려받은 유전병에 대해 고민·상담하거나 정보를 획득하는 통로가 오직 아버지뿐이었다”며 “아버지에 대해 도덕적 비난을 하는 걸 못 견뎌 한다. 조금이라도 도덕적 비난이 가해지면 ‘우리 아버지 그런 사람 아니다’라고 할 만큼 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양은 (친구의 죽음에 대해) 놀라고 많이 당황했다고 표현은 한다”면서도 “이번 일이 커졌고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가치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어쩔 수 없이 한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아버지가 없으면 본인이 죽는다고까지 생각한다. 아버지는 항상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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