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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동환의 월드줌人] 여객기에서 모유 수유했다고 모자(母子) 쫓아낸 美 항공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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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연구가이자 2살 아들을 둔 미국의 한 여성이 여객기에서 모유 수유를 하다 쫓겨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KHOU 등 외신들에 따르면 텍사스주(州) 휴스턴에서 암 연구가로 활동 중인 메이가 앞선 8일 휴스턴을 떠나 뉴욕으로 향할 예정인 스피릿 항공 소속 여객기에서 승무원 지시로 가족과 함께 쫓겨났다.

활주로로 이동 중이던 여객기에서 메이가 2살 아들에게 젖을 먹였다는 게 이유다.

앞서 승무원들은 기체가 움직이므로 승객들에게 안전 벨트를 맨 채 자리에 앉아달라고 안내했으며, 이미 벨트를 풀고 아들에게 젖 먹이던 메이에게도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메이는 “몇 분이면 된다”며 “아들이 울지 않게 젖을 잠깐 먹이겠다”고 답했다.

결국 다른 승객들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승무원들은 여객기를 게이트로 돌려 메이와 그의 가족을 쫓아냈다.

세계일보

미국 텍사스주(州) 휴스턴에서 암 연구가로 활동 중인 메이(사진)가 앞선 8일(현지시간) 휴스턴을 떠나 뉴욕으로 향할 예정인 스피릿 항공 소속 여객기에서 승무원 지시로 가족들과 함께 쫓겨났다. 활주로로 이동 중이던 여객기에서 메이가 2살 아들에게 젖을 먹였다는 게 이유다. 여기에는 다른 내막이 있다. 미국 KHOU 영상 캡처.


여기까지 보면 순전히 메이의 잘못으로 쫓겨난 것이라 여길 수도 있으나 또 다른 내막이 있다.

메이의 가족은 이륙 지연으로 여객기가 움직이기 전까지 무려 3시간 넘게 자리에 앉아있었다. 현지의 한 매체가 추가 취재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메이는 아들이 2번째 생일을 넘겼다는 이유로 추가 좌석을 구매했으며, 이내 아들이 울자 잠시 벨트를 푼 것으로도 알려졌다.

메이가 모유 수유를 시작한 뒤 여객기가 움직이면서 승무원들은 다른 승객의 ‘안전’을 이유로 이들 가족을 쫓아냈다고 해당 매체는 보도했다.

세계일보

미국 KHOU 영상 캡처.


과연 누구 잘못으로 봐야 할까?

항공사 측은 입장 표명을 요구한 매체들에게 “활주로로 이동 중인 여객기에서 승무원의 말을 따르지 않음에 따라 다른 승객 안전을 위해서라도 불가피하게 해당 승객을 내리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불편하셨을 분들에게 매우 죄송하다”며 “원하는 승객들에 한해 모두 티켓을 환불했다”고 덧붙였다.

메이는 다시는 스피릿 항공을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우리 가족은 법을 어기지 않았다”며 “어떤 항공사가 승객들을 그런 식으로 대하느냐”고 물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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