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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스라엘 국기 소각 안 돼" 독일 장관들 일제히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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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 이스라엘 수도' 美 결정에 격한 감정 고조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나치의 유대인 학살 과거사 참회 등에 얽혀 이스라엘과의 특수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독일 장관들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미국 정부의 결정 이후 격화하는 반(反) 유대 집회와 시위에 경계감을 표하고 나섰다.

장관들은 특히, 수도 베를린에서 최근 열린 집회에서 이스라엘 국기가 불태워지자 위험하다고 보고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집권 다수 기독민주당 소속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부 장관은 이날 대중지 빌트에 "독일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 그리고 유대 신앙을 가진 모든 이들과 무척이나 특별한 방식으로 연결돼 있다"고 전제한 뒤 "집회에서 폭력이 일어나고 이스라엘 국기가 소각된 것을 가장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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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주변 집회, 시위 모습 [EPA=연합뉴스]



데메지에르 장관은 나아가 "유대인과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그렇게 수치스러운 방식으로 모욕당하는 것을 용납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대연정 소수 파트너인 사회민주당 소속 하이코 마스 법무부 장관 역시 이 신문에 "그 어떠한 형태의 반 유대주의라도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하고 "반 유대주의가 다시 설 자리는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교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결정에 비판적 견해를 밝히는 가운데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유대인 증오를 선동하고, 이스라엘 존재를 문제 삼는 것은 법적으로 정당하지 않다"고 가세했다.

지난 8일 저녁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주변 주독 미국대사관 앞에서 약 1천 2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집회에선 이스라엘 국기가 소각됐다. 이어 다음 날인 9일 베를린 노이쾰른과 크로이츠베르크 사이 지역에서 2천 500명가량이 모인 가운데 열린 집회에서도 이스라엘 국기가 불태워졌다.

경찰은 이들 집회와 시위에서 10명을 붙잡아 외국 상징물 모독 혐의 등에 관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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