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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호두까기 인형의 계절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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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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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축제가 한창이다. 천방지축 소년들은 병정놀이를, 선물에 들뜬 소녀들은 인형 춤을, 어른들은 축배의 춤을 춘다. 축제는 큰아버지 드로셀마이어가 도착하면서 정점에 달한다. 어린이들에게 마술과 인형극을 보여준 뒤 마지막으로 클라라(마리)에게 입이 커다란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한다. 기쁨도 잠시, 짓궂은 남동생의 장난으로 인형의 목이 부러지고, 소녀는 슬퍼하며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본격적인 축제는 이제부터다. 밤 12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호두까기 인형이 병정들을 이끌고 나와 쥐왕과 화려한 전투를 벌이고, 승전을 축하하는 또 다른 파티가 시작된다.

차이콥스키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 날 소녀 클라라가 선물로 받은 호두까기 인형과의 꿈같은 하룻밤을 그린다. 동화책을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무대와 아기자기하면서도 수준 높은 춤으로 구성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레퍼토리다. 무엇보다 크리스마스가 배경인 데다 어린 소녀가 주인공이라 연말 가족 공연 '베스트셀러'로 통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먼저 국립발레단의 무대는 웅장함과 탄탄한 스토리가 강점이다. 주인공 소녀 이름을 '마리'로 바꾸고 주인공의 큰아버지 드로셀마이어를 법률가이자 마법을 쓰는 신비로운 꿈 속 안내자로 설정해 극을 이끌어가게 했다. 무대와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상관없이 볼거리로 제공되는 여흥 춤)이 대단하다.

절정은 2막 '크리스마스 랜드'에서 펼쳐지는 세계 각국 인형들이 펼치는 전통춤. 중국 인도 러시아 등 각국 인형이 다채로운 2인무를 선보인다. 목각 인형 대신 어린 무용수가 호두까기 인형을 직접 연기하는 것도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오케스트라가 현장에서 반주한다.

수석무용수 박슬기-이재우, 김지영-이동훈 등이 각각 마리와 왕자로 출연한다. 16~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매일경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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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아기자기함이 특징. 다른 발레단들이 성인 무용수가 주인공 클라라를 연기하는 데 반해 유니버설발레단은 원작 그대로 1막은 어린 무용수가, 1막 후반부터 마법에 의해 아름답게 성장한 성인 무용수가 맡아 동화적 설렘을 더한다.

환상적인 이야기의 절정은 사슴마차를 타고 등불을 밝히며 여행을 떠나는 1막 끝 장면. 전나무 가지에 쌓인 눈송이들이 환상적으로 빛나는 가운데 흰색 '튀튀(여자 발레의상)'를 입은 20여 명의 무용수가 선보이는 '눈송이 왈츠'가 백미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맞추어 행진하고 도약하며 다양한 대형을 만들어내는 화려한 군무를 선보인다.

또 줄거리를 설명하는 발레 마임이 적절히 배합된 안무는 발레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적합하다. 21~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

장선희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인(in) 서울'은 19세기 유럽이 아닌 21세기 서울이 무대다. 48개월 이상 된 어린아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90분으로 압축한 버전을 선보인다. 2m에 달하는 크래커 쿠키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품으로 무대를 꾸몄다.

올해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시니어 부문 1위를 차지한 조연재가 클라라 역을 맡는다. 22~2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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