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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교황, 오늘 '인종청소' 로힝야족 난민 면담…어떤 메시지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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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현지시간) '인종청소' 논란에 휩싸인 로힝야족 난민 대표와 만난다. 앞서 미얀마 순방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던 교황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 눈길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일 오후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식을 전하며 "교황이 '로힝야'를 언급하는 것에 한층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도착 직후 공식연설에서 "국제사회가 지금의 심각한 사태에 대해 결정적 조치를 취해야한다"며 "난민과 관련한 정치적 문제 해결뿐 아니라,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방글라데시에 각종 물질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얀마 방문때와 마찬가지로 로힝야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라카인주에서 쏟아져 온 난민들"이라고 에둘러 표현하며 한 걸음 나아간 모습을 보였다. 미얀마 라카인주는 지난 8월 로힝야족 무장단체와 미얀마 군부 간 유혈사태가 발생한 지역으로, 로힝야족에 대한 인종청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오는 2일까지 방글라데시에 머무르는 교황은 이날 로힝야족 난민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과거 로힝야족을 수차례 거론하며 옹호해 온 교황은 정작 중재자 역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이번 방문 일정 내내 로힝야족 사태 언급을 피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앞서 미얀마에서 군부 최고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을 면담했다.

그레그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이에 대해 "바티칸의 외교는 다리를 짓고 형제의 자격으로 통상 비공개 석상에서 벌어지는 대화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이번 일로 교황의 도덕적 권위가 떨어졌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비공식석상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언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얀마 국민은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계 불법이민자를 의미하는 벵갈리 등으로 부르며 이들을 소수민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얀마 내에서 로힝야라는 단어가 갖는 정치적 민감성이 있는 것이라고 외신은 풀이했다.

NYT는 "교황이 미얀마 첫 방문에서 자신의 인식을 적절히 제기하지 못한 채 침묵을 지켰다"며 "바티칸(교황청)은 방글라데시에서는 교황이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암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말 미얀마 라카인 주에서 발생한 로힝야족 무장단체와 군 당국의 유혈사태 이후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망친 로힝야족 난민은 8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을 뿐 아니라, 미얀마 정부군과 불교 민병대가 토벌작전을 빌미로 난민에 대한 방화, 살인, 성폭행 등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증언되며 '인종청소'라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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