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천주교 주교회의 "낙태는 유아 살해"…靑 공론화에 강력 반발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 27일 보도자료 내고 입장 밝혀

특히 조국 靑수석이 프란시스코 교황 발언 언급한 부분에 대해

"교황은 그같은 말씀한 적 없다. 교묘하게 사실 호도" 항의

조선일보

/청와대 유투브 채널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천주교 주교회의가 27일 청와대가 낙태 문제를 공론화하려는 것과 관련, “가톨릭교회는 낙태 역시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유아 살해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태아의 생명이 침해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이날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과 관련한 공개 질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주교회의는 특히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전날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주교회의는 “(청와대가) 마치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태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기본 입장 변화를 시사하고 있는 것처럼 발표했다”며 “이는 국민에게 마치 천주교가 작금의 낙태죄 폐지와 관련하여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 만큼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도 있으리라는 착각을 갖게끔 하며, 매우 교묘한 방법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 밝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와대 발표처럼 말씀하신 적이 없다”며 “한국 한국 천주교회는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사실을 바로잡아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새로운 균형점’ 발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3년 9월 예수회가 발행하는 잡지 ‘치빌타 카톨리카’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천주교계는 당시 발언은 동성애자와 이혼자, 낙태한 여성에 대한 자비를 강조한 것이지 낙태 자체를 허용하자는 뜻은 아니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30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낙태죄 폐지’ 관련 청원이 올라온 후 23만5000여명이 이에 동의하자, 청와대가 지난 26일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낙태 관련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조 수석은 전날 직접 나서 “8년간 중단됐던 정부의 ‘인공임신중절 수술 실태조사’를 내년에 재개하면서 헌법재판소의 심판 과정을 통해 사회적, 법적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는 요지의 답변을 발표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공식 입장 표명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여부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헌재소장에 취임한 이진성 헌재소장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낙태죄는 기본적으로 태아의 생명권과 임신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충돌로 이해하는데 두 가치의 충돌로만 볼 게 아니라 조화롭게 하는 방법도 있지 않겠는가"라며 "(미국 연방대법원처럼) 일정기간 이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정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