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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유로존 체감경기 6년반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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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유럽연합(EU) 핵심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의 경기 호조로 유럽 경제가 순풍을 달았다. 두 나라의 기여로 유로존 경제지표가 활황세를 보이며 유로존 경제가 2007년 이후 최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23일(현지시간) 유로존 11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전망치인 56을 훌쩍 넘은 57.5로 집계돼 2011년 4월 이후 6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PMI는 기업의 상품 신규 주문, 생산, 재고, 고용 현황 등을 조사한 뒤 이를 0~100 사이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50 이상일 경우 경제성장을 의미한다.

크리스 윌리엄슨 IHS마킷 연구원은 "지표가 최근 몇 달 새 계속 최고치를 찍는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이번 발표에서 확실히 나온 메시지는 비즈니스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젬 카라 BNP파리바 연구원도 "모든 섹터를 통틀어 유럽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게 확실히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PMI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 중에서는 고용과 신규 사업 분야의 성장이 돋보였다.

최근 발표된 각종 지표도 유로존이 본격적인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2.5%를 기록해 분기 기준으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경기체감지수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이 같은 지표를 감안할 때 올해 유로존 GDP가 2007년 이후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로존 경기 호조의 주요인으로는 단연 독일과 프랑스의 성장이 꼽히고 있다. 독일 제조업 PMI는 2011년 1월 이후 최고치인 62.9를, 프랑스는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인 59.7을 기록했다. EU 전체 GDP 중 20%를 차지하는 경제대국 독일은 유로존 경기 회복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강점을 지니는 제조업 분야가 최근 몇 년간 활기를 되찾았다. 경제성장률과 고용 측면에서도 유로존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실업률도 3.5%로 유럽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치를 자랑한다. 프랑스도 만만찮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의 11월 기업신뢰지수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프랑스 경기 훈풍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 개혁 드라이브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선 이후 노동 개혁과 비즈니스 친화적 정책들을 시행하며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프랑스 미국상공회의소가 최근 프랑스에 지사를 둔 152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52%가 프랑스에서 고용을 확대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21%에 비해 30%포인트 이상이 증가한 것으로, '마크롱 효과'가 실현된 결과로 분석된다. 유로존의 경기 호조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진행 중인 양적완화 자산매입 축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코메르츠은행의 크리스토퍼 베일은 "이번에 발표된 PMI 수치는 ECB가 테이퍼링 결정을 정당화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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