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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체포된 왕족·기업인에게서 재산 1000억달러 환수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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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NYT 인터뷰

매일경제

사우디아라비아판 '왕자의 난'을 주도한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사진)가 부패 혐의로 체포한 왕족과 기업인들로부터 1000억달러(약 108조원)를 환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주도하는 사우디 반부패위원회는 이달 초 왕자, 전·현직 장관, 기업가 등 200명가량을 체포해 조사 중이며 이들과 재산환수를 조건으로 석방 협상을 벌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빈살만 왕세자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하면서 "최근 숙청 작업은 2년 전부터 준비됐고 체포된 인사 95%가 혐의를 인정했다"며 "사우디 검찰은 이들로부터 1000억달러 정도를 환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부패 사정작업을 통해 권력을 잡으려 한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된 유명 인사들이 이미 자신과 개혁에 대한 충성을 공개적으로 맹세했다며 "왕족 대부분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빈살만 왕세자는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부패로 많은 고통을 받아왔다"며 "전문가들의 추정에 따르면 매년 정부 소비의 약 10%가 부패로 유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수년에 걸쳐 '부패와 전쟁'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모두 보텀업(bottom-up·상향식) 방식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이번 숙청이 살만 국왕의 지시로 철저히 준비됐다고 설명했다. 살만 국왕이 2015년 왕위에 오르면서 모든 부패의 고리를 끊겠다고 용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아버지가 2015년 초 최상층 부패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라는 첫 번째 지시를 내렸다"며 "관련 팀이 2년 동안 가장 정확한 정보를 수집했고 200명의 명단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한편 성지순례를 제외한 여행 목적의 비자를 발급하지 않아 왔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 처음으로 관광비자를 발급할 계획이다. 관광 산업을 육성해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포스트 오일' 정책의 일환이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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