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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금붕어의 눈을 적출했던 어느 수의사의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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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제거와 안구적출을 위해 금붕어를 수술대에 올렸던 영국의 한 수의사. 그리고 16년간 금붕어의 주인이었던 어느 여성 사연이 공개됐다.

키울 때 좋아도 아프면 나 몰라라 애완동물 유기하는 사례가 빈번한 시대에 금붕어를 살리려 노력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수의사의 회고는 조직액 누출로 몸이 부푸는 수종병으로 금붕어가 죽은 지 1년 반 만에야 대중에게 알려지게 됐다.

세계일보

영국 메트로 캡처.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런던 동부의 수의사 윌리엄 와일드구스(62)는 2013년 4월부터 2년 동안 총 7차례에 걸쳐 ‘스페클(Speckle)’이라는 이름의 금붕어를 수술대에 올렸다.

왼쪽 눈에서 종양이 자란 금붕어는 수술을 견디고 안구까지 적출했으나 조직액 누출로 몸이 부푸는 수종병 때문에 지난 2015년 죽었다.

윌리엄은 매 수술은 10분 내외에 끝났다고 밝혔다. 핀셋과 각종 장비도 동원했다. 질식을 막으려 3분마다 물로 금붕어 아가미를 적셨다.

종양 제거로 완치를 예상했지만, 이내 재발하면서 결국 금붕어의 눈을 적출해야 했다고 윌리엄은 덧붙였다.

자란 종양으로 무게중심이 기울고 한쪽을 제대로 보지 못한 탓에 금붕어는 수족관 여기저기 부딪히기 일쑤였다.

윌리엄은 “표면으로 자라난 종양을 제거하고 재발 방지 치료를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지만, 금붕어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며 “안구적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적출 후에도 장기 문제가 발생하는 등 금붕어의 건강 상태는 최악에 치달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금붕어는 16살이던 지난 2015년 몸이 부푸는 수종병에 걸리면서 죽고 말았다.

윌리엄의 회고는 금붕어가 죽은 지 18개월 만인 최근에야 대중에게 공개됐다.

금붕어의 주인 소피아는 16년 전 크리스마스 선물로 스페클을 만났다고 밝혔다. 치료와 수술 등으로 그는 350파운드(약 50만원)를 지출했다.

소피아는 “모든 애완동물은 같게 보아야 한다”며 “애완견 치료나 수술에는 돈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지만 같은 애완동물인데도 금붕어에 뭐 그리 돈을 쓰느냐고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고 씁쓸해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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