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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美블랙프라이데이 '안방에서'…북새통 밤샘줄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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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으로 달라진 블프 풍속도

온라인쇼핑 28%, 오프라인 2배
연말 매출 1000억달러 돌파 전망

파격할인 도어버스터도 시들
유통매장들, 오픈시간 당기거나 온라인에 주력


아시아경제

23일(현지시간) 미 블랙프라이데이 도어버스터 행사를 앞두고 뉴욕 맨해튼 5번가 베스트바이 매장 앞에서 기다리는 고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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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증가하면서 미국의 연중 초대 쇼핑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온라인 유통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올해 말 쇼핑시즌 온라인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과거 대형 가전매장, 할인점 앞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밤샘 줄 행렬은 축소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기관 PwC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세일 기간에 13%가 오프라인 쇼핑에 나서겠다고 답한 반면, 이보다 배 이상 많은 28%가 집에서 온라인 쇼핑에 몰두하겠다고 답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베스트바이 매장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도어버스터(doorbuster·선착순 한정 할인판매) 행사를 시작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 메이시스도 5시부터 도어버스터 행사를 시작했고, 타깃 등 유통업체들도 대부분 블랙프라이데이 전날인 이날 오후부터 행사를 시작했다.

맨해튼 행사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긴 했지만, 현지인들은 열기가 몇 년 전과는 사뭇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는 바로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도어버스터 행사 시작을 두 시간 가량 앞둔 오후 3시. 베스트바이 매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시민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줄을 서 보긴 하지만, 몇 년 전처럼 특별한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엄청나게 싼 물건을 발견하지 않으면 집으로 돌아가 온라인 쇼핑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통 전형적인 블랙 프라이데이의 풍경은 유통매장 앞에 밤새 텐트를 치고 기다려, 새벽에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미친 듯이 돌진해 파격 할인가의 제품을 사는 광경이었다. 그러나 예년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의 열기는 식었고, 온라인 쇼핑에 공을 들이다보니 업체들은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 행사 시간을 하나둘 앞당겼다. 의류할인매장 올드네이비는 아예 오프라인 전략을 버리고 며칠 전부터 온라인 50% 파격 할인 이벤트를 강화했다.

맨해튼 5번가에서 만난 또 다른 이는 "이제는 블랙프라이데이 도어버스터는 의미가 없다"며 "다들 온라인 사이트에 집중하느라 행사 시간을 당기다 보니 블랙 '프라이데이'도, 블랙 '써스데이(목요일)'도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 그 중에서도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쇼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 서비스 특성화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 세일스포스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쇼핑 기간 중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전자상거래를 한 비율은 2014년 40%에서 2015년 51%, 지난해에는 59%까지 늘어났다. 절반을 훌쩍 넘은 비율의 소비자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쇼핑하는 만큼 유통업체들도 새롭게 전략을 짰다.

과거 사이버먼데이를 기다리던 고객의 비율도 줄었다. 예전에는 블랙 프라이데이엔 오프라인 매장에서 줄을 지어 쇼핑을, 연휴가 끝난 월요일엔 직장으로 복귀한 소비자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쇼핑을 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비자들은 사이버먼데이보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쇼핑을 19%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유통업 전문가 마크 코언은 "솔직히 블랙 프라이데이는 의미가 없어졌다"며 "유통업체들은 절박하기 때문에 몇 주 전부터 할인을 시작했고 반대로 고객 입장에서는 전혀 절박할 게 없어졌다"고 말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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