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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사용기] 아이폰X 써보니...트루뎁스 카메라 매력에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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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전면의 재발견⋯OLED, 트루뎁스 카메라, 새로운 UI
듀얼카메라에서만 찍던 ‘인물모드', 이제는 전면 카메라에서도
비싼 가격은 아쉬워

24일 아침 8시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앞. 영하 1도의 추운 날씨와 새벽에 온 눈 속에서도 아이폰X(텐⋅10)을 사겠다는 집념 하나만으로 6박7일을 노숙(露宿)한 1호 개통자가 미소를 띠었다. 역대 아이폰 개통행사 가운데 1호 개통자가 7일을 기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아이폰7 출시 때 1호 개통자는 3박4일을 기다렸다. 아이폰X에 대한 사용자의 관심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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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10주년 기념 제품 ‘아이폰X’의 모습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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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 17일 부터 국내에서 아이폰X의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아이폰X 예약판매는 수분 만에 준비했던 물량이 모두 매진됐다. 최대 163만원의 초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폰X을 사용해보면서 느낀 감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면(前面)의 재발견’이다. 아이폰X의 전면에는 ‘트루뎁스 카메라(전면 카메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홈버튼을 대신한 사용자 경험(UX),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 신기술들이 대거 집약됐다.

◆ OLED 패널 아이폰X, 홈버튼 없앤 UI도 ‘만족'

사실 아이폰X이 먼저 출시된 미국, 일본의 매체를 통해 아이폰 X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봐서 새로울 것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실제 제품을 만져보며 사용해 보니, 화면으로 보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아이폰X은 베젤을 최소화하고 디스플레이 화면을 키웠고 후면은 메탈(금속)이 아닌 유리소재로 마감됐으며, 테두리는 광택이 나는 유광 메탈을 둘러 고급스러운 느낌이 났다.

아이폰X의 가장 큰 특징은 5.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아이폰은 그동안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부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사용해왔다. 아이폰X는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OLED 패널을 사용한 제품이다. 2436x1125 픽셀 해상도(458ppi)에 100만대 1의 명암비가 화면의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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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의 후면 모습. 금속이 아닌 유리 소재를 사용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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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메이트 조사에서 아이폰X은 색 정확도, 밝기(OLED 스마트폰 중), 명암비, 야외 시인성, 화면 반사율, 시야각 등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전체화면 밝기 부분에서도 아이폰X는 634니트로 OLED 스마트폰 중 가장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634니트는 가로세로 1m 면적에 촛불 634개를 켠 밝기다.

디스플레이를 키우다보니, 아이폰X에는 홈버튼이 없다. 화면 하단을 쓸어 올리면 화면이 켜진다. 아이폰X를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 와이파이, 밝기, 음향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제어센터 메뉴가 뜬다.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다. 아이폰7 사용자들은 기존 제스처와 달라 잠시 헷갈릴 수 있겠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아이폰X을 30분 정도 사용해 본 뒤, 아이폰7 플러스를 보자 화면의 해상도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아이폰7 플러스 화면 상하단의 넓은 베젤이 답답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이폰X을 한손으로도 잡을 수 있는 그립감(잡는 느낌)도 좋았다. 백스페이스 등 키보드 끝을 터치할 수 있어 문자 쓰기에도 편했다. 아이폰7 플러스의 경우 가로폭이 77.9mm로 아이폰X(70.9mm)에 비해 길어 한손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 남다른 매력 ‘트루뎁스 카메라’...전면 카메라의 ‘인물모드' 기대

아이폰X을 사용하면서 전면 카메라의 매력에도 푹 빠졌다. 흔히 M자형 탈모를 연상시킨다는 아이폰X의 화면 상단에는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가 탑재됐다. 트루뎁스 카메라는 얼굴인식 기능인 페이스ID와 사용자 얼굴 표정을 그대로 표현해 주는 애니모티콘에 쓰인다. 아이폰X 경쟁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구성이다.

트루뎁스 카메라는 700만 화소의 카메라와 근접센서, 플러드 일루미네이터, 앰비언트 라이트 주변 광 센서, 3만개의 점을 얼굴에 쏴서 인식하는 닷 프로젝터, 고성능 스피커, 마이크 등으로 구성돼 사용자의 얼굴과 얼굴의 움직이는 근육을 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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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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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7 플러스에선 후면 카메라에서만 인물모드로 촬영할 수 있었다. 인물모드는 광각렌즈와 망원렌즈의 기술을 융합해 피사체의 배경을 흐릿하게 만드는 사진 촬영기법이다. 후면 카메라만 인물모드를 지원하다 보니, 다른 사람을 찍을 때는 인물모드로 예쁘게 촬영할 수 있었지만, 전면 카메라를 사용해야 하는 내 사진은 인물모드로 촬영하기 어려웠다.

아이폰7플러스와 달리, 아이폰X에는 깊이를 측정하는 망원렌즈는 없지만 적외선 센서는 장착돼, 전면 카메라를 활용한 셀카에서도 인물모드로 촬영할 수 있다. 전면 카메라의 인물모드 지원도 아이폰X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기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인물모드에 열광해 왔기 때문이다.

트루뎁스 카메라 덕분에 사용자의 얼굴로 인증을 하는 페이스ID도 아이폰X에 탑재됐다. 설정에서 얼굴을 360도 회전에 인식 시킨뒤 페이스ID를 작동시키면, 순식간에 얼굴을 인식해 화면잠금을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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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전면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한 인물모드(왼쪽)와 일반 모드(오른쪽)의 모습. 인물모드의 경우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해 피사체를 부각시켜주는 느낌이 산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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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모티콘이라는 재미있는 기능도 있다. 애니모티콘은 50가지 이상의 얼굴 근육 움직임을 캡처하고 분석한 다음, 얼굴 움직임을 이모티콘에 입히는 기술이다. 현재 애플은 강아지, 고양이, 원숭이, 로봇 등 총 12개의 애니모티콘 캐릭터를 지원한다. 사용자가 전면 카메라를 보면서 움직이거나 말을 하면 화면속 캐릭터가 그대로 따라한다. 눈썹 하나까지 세밀하게 실시간으로 반응해 재미를 더했다.

애플의 동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 ‘클립스’를 사용해 보면 또한번의 신세계를 볼 수 있다. 트루뎁스 카메라가 사용자를 인식해 사용자 이미지와 컴퓨터 그래픽 영상 배경과 합성을 해준다. 대도시를 배경으로 설정하면, 실제 대도시에 와있는 것처럼 촬영할 수 있다. 트루뎁스 카메라가 향후에는 현실 이미지와 가상 이미지를 더하는 증강현실(AR)기술과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X에 처음 탑재되는 A11 바이오닉 칩은 6개 코어와 43억개의 트랜지스터를 갖춰 기존 A10 칩보다 최대 70% 더 빠르게 명령어를 처리할 수 있다. 아이폰에는 초당 최대 6000억번의 연산이 가능한 뉴럴 엔진도 탑재돼 있다. 이 덕분에 트루뎁스 카메라를 통해 입력되는 얼굴 표정의 움직임을 빠르게 연산해 페이스ID, 애니모티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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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의 새로운 기능인 페이스ID를 사용하기 위해 얼굴을 인식 시키는 모습 /박성우 기자



◆ 최대 단점은 역시 ‘가격'...비싸도 너무 비싸

아이폰X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이다. 아이폰X는 64기가비아트(GB)와 256GB 제품 두가지로 구성됐다. 국내 가격은 64GB 143만원, 256GB 163만원이다. 이는 미국 판매 가격인 64GB 모델 999달러(약 111만6000원), 256GB 모델 1149달러(약 128만4000원)에 비해 각각 27% 높은 가격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부가가치세 10%를 감안해도 한국이 20만원 이상 비싸다.

163만원이면 게임용 노트북을 구입할 수 있을 만큼 비싼 가격이다. 아이폰X 대신 노트북을 구입하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아이폰X는 비싸지만 충분히 재미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다.

OLED와 LCD 패널의 차이를 모르거나 A11칩과 무선충전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아이폰을 사용해보고 싶다면 아이폰8이 좋다. 하지만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최첨단의 기술과 트루뎁스 카메라를 통한 AR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아이폰X이 답이 될 수 있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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