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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레이더P정치특강] 김한정 "남북관계 터닝포인트 반드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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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강연은 보통 성장 스토리, 일부는 자기 자랑에 그치기 일쑤다. 하지만 간혹 국가적 현안을 고민 속에 진지하게 풀어내는 정치인들도 있다. 레이더P는 이런 정치인들이 청년들과 만나 소신을 밝히고 토론할 수 있는 '정치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순서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 정상회담을 수행했던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 저녁 서울 신촌의 한 스터디 카페에서 20여 명의 청년들 앞에서 강연을 했다. 이하 강연 내용.

"짧은 기간이지만 (과거) 남북 교류협력의 일시적 황금기를 맞은 경험이 있다. 지금은 안보위기 국면이지만 다가올 남북관계의 터닝 포인트를 준비해야 한다."

김한정 의원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경험을 상기시키며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김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었다. 우스갯소리로 '원조 문고리'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 의원은 정상회담의 냉랭하던 분위기를 기지를 발휘해 돌파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당시 대구경북의 한 대학이 김정일-김대중 사진이 들어간 정상회담 환영 현수막을 걸었다가 국가보안법 위기로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순안공항의 환영 행사 이후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나는 판문점 육로로 조간신문을 보내라고 급히 전통을 보냈다. 점심시간이 지나 오후 회의를 속개하기 전에 남쪽의 조간신물을 테이블 위에 쫙 깔아놨다. 김 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의 사진으로 1면이 도배된 신문들이었다. 김 위원장은 측근에게 '이거 다 챙기라우' 하고 회의를 시작했다.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김 의원은 남북관계가 위기일수록 독일 통일의 초석을 놓은 빌리 브란트 전 총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 모두 냉전에 반대했고, 많은 오해와 박해를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평화와 통일을 추구했다. 김 전 대통령에겐 브란트 전 총리가 롤모델이자 영감의 원천이었다.

그는 또 현재의 안보 딜레마는 인식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영국의 핵을 두려워하나. 우리가 중국의 핵을 두려워 하나. 결국 안보 딜레마의 본질은 그 위험을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지난 안보위기는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와 김정은 정권의 말의 전쟁이었다"고 했다. 즉 말로 시작된 위기는 인식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반전될 수 있으니 우리는 미리 변화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매일경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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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러시아와의 협력과 북방경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전 세계 물동량의 60%가 이용하는 남중국해는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으로 상당한 위험이 있는 '레드오션'이라는 것. 이 때문에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대륙 철도를 연결하면 우리의 수출입과 에너지 조달에 획기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북한이 철도나 송유관에 개입해 방해하는 것.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러시아와 북한의 이해관계를 촘촘하게 연결시키는 데 북방경제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의 남북관계는 좋든 싫든 ODA(개발협력)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핵위기를 우회하든 극복하든 간에 앞으로 북한 문제는 우리에게 ODA 문제가 될 것이다. 국제개발협력의 문제다. 우리는 개발 단계가 다른 저생산·저소득·저발전 국가와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윈윈 모델로 끌어갈 거냐는 고민 속에서 플러스 안보위기를 해결하고 민족 동질성도 해결하는 사회적 통합을 추구하는 복합적인 개발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

결국 그는 반드시 올 수밖에 없는 남북관계의 터닝 포인트를 맞을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김한정 의원의 강의 전체 영상은 레이더P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윤범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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