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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2018학년도 수능]“1주일이 1년 같았다”…가슴 졸인 ‘포항의 하루’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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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 4번…수험생 “중간에 ‘쿵’, 감독관 지시 따라 시험 계속”

경찰·의료진 등 요원 13명씩 배치, 김상곤 부총리는 비상대기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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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1년 같았어요.”

23일 오후 포항 북구 유성여고에서 수능을 치르고 나오는 고3 딸을 만난 이현정씨(43·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성적을 떠나서 수능날 지진이 없었다는 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지진 공포 속에 23일 경북 포항에서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진원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포항고·장성고·대동고·포항여고 등 북구 지역 4개 시험장에 애초 배정된 수험생 2045명은 남구 포항제철중·오천고·포항포은중·포항이동중 등으로 고사장을 옮겨 시험을 봤다. 이날 오전 11시35분쯤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1.7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규모 2.0 이하의 여진이 4차례 있었지만 시험 진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포항중앙여고 이은서양(18)은 “시험 도중‘쿵’ 하는 진동을 느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약한 여진이 났다고 하더라”면서 “당시엔 조금 불안했지만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서 계속 시험을 치렀다”고 말했다.

교문 밖에서 조마조마하게 딸을 기다리던 학부모 박성자씨(49·여)는 “언제 여진이 발생할지 몰라 고사장 주변에 차를 대놓고 딸이 무사히 시험을 끝내고 나오기만을 기다렸다”며 “어려움을 잘 이겨낸 딸을 격려하면서 안아줬다”고 말했다. 이동중학교에서 수능을 치른 김유나양(18)은 “시험을 보며 불안하긴 했지만 걱정과 달리 평소 실력대로 잘 치렀다”고 말했다.

교육·행정당국은 여진 발생 등에 대비해 각 시험장에 소방·경찰·의료진 등 안전요원을 13명씩 배치했다. 또 돌발사태로 인한 수험생 비상 수송을 위해 버스 244대도 고사장 주변에 대기했다.

경북교육청은 시험장 12곳에 지진가속도계를 설치해 여진 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했다. 경북도 수능상황본부는 “일부 고사장에서 진도가 감지됐지만 경미한 수치라 정상적으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2교시 수학 시험이 치러지던 오전 10시57분부터 11시14분 사이 이동중학교 고사장에서 2~3차례에 걸쳐 순간적으로 조명이 꺼졌다 들어오는 일이 발생했지만 여진과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능이 치러지는 동안 포항교육지원청에 비상 대기하며 직접 상황을 챙겼다. 김 부총리는 “경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수능이 차질 없이 진행된 것은 국민 성원과 관심 덕분”이라고 밝혔다.

<백경열·백승목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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